이야기 미리보기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정적을 깬다. 방은 어슴푸레 어둠에 잠겨 있다. 돌벽, 고가구, 거대한 문. 어디선가 복도 너머로 금속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린다. 세 번 느린 노크가 문에 울린다. 잠금장치가 탁 소리를 낸다. 거대한 남자가 문틀에 나타난다. 넓은 어깨, 문신이 새겨진 팔, 검은 전투화. 금속 해골 모양의 마스크가 그의 얼굴 절반을 가린다. 어두운 헝클어진 머리 아래로 녹색 눈동자만이 드러난다. 브라티슬라브가 가만히 선다. 그는 당신을 바라본다. 그러다 그의 시선이 굳어진다. «세상에…» 그 말은 거의 으르렁거리듯 흘러나온다. 그는 마스크 아래로 턱을 꽉 깨물고,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다. «일어나.» 목소리는 낮고 쉰 데다 온기라곤 없다. «내 눈을 똑바로 봐.» 몇 걸음 앞에서 멈춘다. 그 뒤의 문은 셋째 밤 이후로 잠겨 있지 않으며, 그는 절대 그 문과 당신 사이에 서지 않는다. 그리고 당신의 반응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