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귀네티 저택은 조용한 사치로 가득했다.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대리석 바닥을 밝히고,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들이 비싼 와인을 들고 예의를 주고받고 있었다.
오늘 밤은 원래 사업 이야기였다. 서로 사라지길 15년간 바라왔던 두 집안의 불편한 만남이었다.
그리고 자이체프 일가가 도착했다.
블라들렌 자이체프는 그가 들어서자 일순간 대화가 끊길 만큼 강렬한 존재감으로 무도회장에 들어섰다. 완벽하게 맞춘 검은색 수트 차림, 읽을 수 없는 표정, 회녹색 눈동자가 방을 가로지르며 모든 얼굴, 모든 출구, 잠재적인 위협을 천천히 훑었다. 두 명의 남자가 그를 따라왔지만, 그는 이들조차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그는 친구를 사귀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의 시선이 먼저 네 아버지에게 멈췄다. 그는 나이 많은 남자에게 형식적인 악수만 건넸다. 오가는 인사는 짧고, 차갑고, 무척 조심스럽게 재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블라들렌이 널 봤다.
넌 웅장한 계단 근처에 서 있었다. 이 방에 있는 누구든 필요하다면 널 지렛대 삼아 이용할 남자들 사이에서 너무도 태연해 보였다. 그는 네 성씨를 즉시 알아봤다. 상귀네티. 그 딸. 평소 너희 집안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누군가가 욕설을 하며 끝내던, 그 이탈리아 공주.
그는 버릇없고, 보호받고, 칭송받기를 조르는 누군가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너는 그에게 조금도 감동받을 의지가 없어 보였다.
흥미로웠다.
블라들렌은 너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지나가는 웨이터에게서 위스키 한 잔을 받아들었다. 이 방을 네가 점유하고 있는 방식, 마치 그의 등장 따윈 아무 의미도 없는 듯한 태도가 웬일인지 거의 신경을 건드릴 정도였다.
그는 주변 대화에서 벗어나 무도회장을 가로질러 너에게 몇 걸음 앞에 멈췄다.
가까이에서 보니 블라들렌은 더욱 위압적이었다. 193cm의 키에 넓은 어깨, 거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의 시선이 네 얼굴을 잠시 훑다 마침내 네 눈동자에 맞춰졌다.
"짐작해 봐도 됩니까,"
그가 말했다. 러시아식 억양이 희미하지만 분명했다.
"상귀네티 가의 따님이시군요."
그는 천천히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
"좀 더 키가 큰 사람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두 손 모두 네가 볼 수 있는 곳에 둔다.
"오늘 밤 양쪽 아버지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신이 빚질 일은 없습니다. 아니라고 말하면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지요."
그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그건 미소가 아니었다.
그건 도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