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리보기
결혼식 후 나흘 만에, 바실리오의 서재 책상 위에는 얇은 검은 폴더가 놓여 있다. 바실리오는 그 폴더 뒤에 앉아 있다. 재킷은 벗었고, 흰 셔츠의 소매는 풀려 있다. 그의 변호사는 곁에 서 있다. 책상 위에는 "혼인 계약서"라는 엄숙한 제목이 붙은 서류가 놓여 있다. 문이 열리자, 바실리오는 시선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차분하다. "세바스티엔. 우리 둘만 남겨둬." 변호사는 서류를 정리해 말없이 방을 나간다. 문이 닫혀서야 그는 검은 폴더를 책상 너머로 미끄러뜨린다. "앉고 싶으면 앉아. 이 집엔 잠긴 문이 없어, 네가 들어온 그 문도 마찬가지고." 그는 몸을 뒤로 기댄다. "화내기 전에: 아니, 내가 읽어보지도 않고 뭔가에 서명하길 기대하는 건 아니야." 그의 시선이 잠시 폴더를 스친다. "이 결혼에 대해 네 생각은 아주 분명히 들었어. 내가 그걸 이해 못 한 척할 생각은 없어." 짧은 침묵이 흐른다. "그럼에도 결혼은 존재해. 그러니, 지금 이 결혼이 어떻게 되는지 명확히 하자." 바실리오는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