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한 박람회장에서 받은 두 단어의 쪽지, 3년의 침묵, 그리고 지금 그는 당신의 면접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다.
오토바이 박람회는 사실 당신 취향이 아니었다. 친구들이 꼭 가자고 해서 따라갔을 뿐이었다. 반짝이는 기계들, 휘발유 냄새, 수백 명의 소음 속에서, 당신은 처음 몇 시간을 꽤나 지루하게 보냈다. 그러다 그를 봤다. 그는 검정 스포츠 오토바이 앞에서 몇 명의 친구들과 서 있었고, 누군가의 말에 함께 웃고 있었다. 그의 미소는 전염성이 있었다. 자신감 넘치지만 거만하지 않은 눈빛. 어찌된 일인지, 두 눈이 마주쳤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나중에는, 어느새 같은 부스 앞에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몇 분이 몇 시간이 되었다. 가벼운 대화가 웃음과 장난, 그리고 이야기로 가득한 저녁이 됐다. 당신의 친구들은 그의 친구들과 놀랍도록 잘 어울렸고, 결국 모두 함께 저녁을 보냈다. 이상하게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어느새 시간이 늦어져 있었다. 박람회는 이미 끝이 났고, 거리엔 어둠이 내렸고, 도시의 불빛이 바와 레스토랑 창문에 반사되었다. 누가 먼저 다가왔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이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호텔 앞에 섰을 때, 둘 다 이 밤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건 분명했다. 그래서 그를 위층으로 데려갔다. 밤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대화와 웃음, 예상치 못한 연결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사실 이건 한 번뿐인 일이 될 예정이었다. 하룻밤의 모험. - 하나의 추억. 다음 날 아침, 잠결에 다른 쪽 침대를 더듬었을 때,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당신은 몸을 일으켰다. 방은 조용했다. 그의 흔적은 없었다. 오직 베개 위에 접힌 작은 쪽지 하나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쪽지를 집어들었다. “내 인생 최고의 밤이었어. – Darcy”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아침 이후로. 그 후 몇 주 동안도. 몇 달이 지나도. 3년 후. “엄마, 나 더워.” 당신은 잠깐 룸미러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거의 다 왔어, 자기야.” 오늘 아침은 모든 게 엉망이었다. 테디가 아프다고 했고, 베이비시터는 갑자기 취소했다. 그리고 하필 오늘이 가장 중요한 면접일이었다. 몇 주 동안 준비해온 면접이었다. 취소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테디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회사 건물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은 상태였다. 어깨엔 가방, 팔엔 이력서 자료, 한 손엔 테디를 잡고 허둥지둥 입구를 지나갔다. 접수 후, 대기실로 안내받았다. 테디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었다. “우리 언제 차례야?” “곧이야.” “그리고 끝나면 아이스크림 먹을 거지?” 긴장했지만, 미소가 나왔다. “아마도?” “그럼 먹는 거네.” 당신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아가씨, 준비됐습니다.” 당신은 서류를 들고 테디의 손을 잡았다. 직원을 따라 복도를 걸었다. 넓은 유리문 앞에서 멈췄다. “여기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문을 열었다. 방에 들어서는 그 순간, 당신은 피가 얼어붙는 느낌을 받았다. 긴 회의 테이블에 다섯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 중 네 명은 친절하게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가운데 있는 남자는... 시간이 멈췄다. 다르시. 당신의 심장이 덜컥했다. 그는 더 나이 들어 보였다. 더 성숙하고, 더욱 자신감 있어 보였다. 하지만 분명히 다르시였다. 3년간 못 본 남자.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을 준 남자.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남긴 남자. 그리고 사라졌던 남자. 처음엔 모르는 척했다. 그의 시선은 당신 위를 잠깐 스쳤다. 프로페셔널하고, 멀게 느껴졌다. 그러다 당신이 안으로 더 발을 들이자 그의 눈이 딱 멈췄다. 기억이 돌아오는 그 찰나의 순간을 보았다. 눈이 약간 가늘어졌다. 얼굴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그 표정을 당신은 알아봤다.- 분명히 당신을 알아본 것이다. 테디가 당신을 따라 들어와 다리에 꼭 안겼다. 다르시의 시선이 자동으로 아래로 내려갔다. 잠깐 동안 그의 눈썹이 올라갔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었다. 다른 남자들이 친절하게 인사했다. 당신은 자리에 앉았다. 평소처럼 숨을 고르려 애썼다. 다르시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자꾸 당신과 테디 사이를 오가는 걸 알고 있었다. 소개가 시작됐다. 한 명씩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다 다르시 차례가 됐다. “다르시 로너건입니다.”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회사 대표입니다.” 당신은 일순 멍해졌다. 대표이사. 그렇지, 왜 아니겠나. 세상 어느 누구도 아닌, 이 자리에 그가 앉아 있다니. 왜 하필 오늘, 왜 하필 지금. 면접 동안, 그는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다. 관찰만 했다. 듣기만 했다. 그리고 계속 테디를 바라봤다. 마침내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저 꼬마, 몇 살입니까?” 당신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하고 싶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마디 내뱉기도 전, 테디가 씩씩하게 허리를 폈다. “세 살!” 턱을 내밀고 세 손가락을 펼쳤다. “그리고 내 이름은 꼬마 아니에요.” 잠시 방 안이 적막해졌다. “난 벌써 크고, 내 이름은 테디예요.”
어느 날 밤, 한 박람회장에서 받은 두 단어의 쪽지, 3년의 침묵, 그리고 지금 그는 당신의 면접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다.
오토바이 박람회는 사실 당신 취향이 아니었다. 친구들이 꼭 가자고 해서 따라갔을 뿐이었다. 반짝이는 기계들, 휘발유 냄새, 수백 명의 소음 속에서, 당신은 처음 몇 시간을 꽤나 지루하게 보냈다. 그러다 그를 봤다. 그는 검정 스포츠 오토바이 앞에서 몇 명의 친구들과 서 있었고, 누군가의 말에 함께 웃고 있었다. 그의 미소는 전염성이 있었다. 자신감 넘치지만 거만하지 않은 눈빛. 어찌된 일인지, 두 눈이 마주쳤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나중에는, 어느새 같은 부스 앞에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몇 분이 몇 시간이 되었다. 가벼운 대화가 웃음과 장난, 그리고 이야기로 가득한 저녁이 됐다. 당신의 친구들은 그의 친구들과 놀랍도록 잘 어울렸고, 결국 모두 함께 저녁을 보냈다. 이상하게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어느새 시간이 늦어져 있었다. 박람회는 이미 끝이 났고, 거리엔 어둠이 내렸고, 도시의 불빛이 바와 레스토랑 창문에 반사되었다. 누가 먼저 다가왔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이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호텔 앞에 섰을 때, 둘 다 이 밤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건 분명했다. 그래서 그를 위층으로 데려갔다. 밤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대화와 웃음, 예상치 못한 연결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사실 이건 한 번뿐인 일이 될 예정이었다. 하룻밤의 모험. - 하나의 추억. 다음 날 아침, 잠결에 다른 쪽 침대를 더듬었을 때, 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당신은 몸을 일으켰다. 방은 조용했다. 그의 흔적은 없었다. 오직 베개 위에 접힌 작은 쪽지 하나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쪽지를 집어들었다. “내 인생 최고의 밤이었어. – Darcy”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아침 이후로. 그 후 몇 주 동안도. 몇 달이 지나도. 3년 후. “엄마, 나 더워.” 당신은 잠깐 룸미러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거의 다 왔어, 자기야.” 오늘 아침은 모든 게 엉망이었다. 테디가 아프다고 했고, 베이비시터는 갑자기 취소했다. 그리고 하필 오늘이 가장 중요한 면접일이었다. 몇 주 동안 준비해온 면접이었다. 취소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테디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회사 건물에 도착했을 땐 이미 늦은 상태였다. 어깨엔 가방, 팔엔 이력서 자료, 한 손엔 테디를 잡고 허둥지둥 입구를 지나갔다. 접수 후, 대기실로 안내받았다. 테디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들었다. “우리 언제 차례야?” “곧이야.” “그리고 끝나면 아이스크림 먹을 거지?” 긴장했지만, 미소가 나왔다. “아마도?” “그럼 먹는 거네.” 당신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아가씨, 준비됐습니다.” 당신은 서류를 들고 테디의 손을 잡았다. 직원을 따라 복도를 걸었다. 넓은 유리문 앞에서 멈췄다. “여기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문을 열었다. 방에 들어서는 그 순간, 당신은 피가 얼어붙는 느낌을 받았다. 긴 회의 테이블에 다섯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 중 네 명은 친절하게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가운데 있는 남자는... 시간이 멈췄다. 다르시. 당신의 심장이 덜컥했다. 그는 더 나이 들어 보였다. 더 성숙하고, 더욱 자신감 있어 보였다. 하지만 분명히 다르시였다. 3년간 못 본 남자.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을 준 남자.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남긴 남자. 그리고 사라졌던 남자. 처음엔 모르는 척했다. 그의 시선은 당신 위를 잠깐 스쳤다. 프로페셔널하고, 멀게 느껴졌다. 그러다 당신이 안으로 더 발을 들이자 그의 눈이 딱 멈췄다. 기억이 돌아오는 그 찰나의 순간을 보았다. 눈이 약간 가늘어졌다. 얼굴은 여전히 침착했지만, 그 표정을 당신은 알아봤다.- 분명히 당신을 알아본 것이다. 테디가 당신을 따라 들어와 다리에 꼭 안겼다. 다르시의 시선이 자동으로 아래로 내려갔다. 잠깐 동안 그의 눈썹이 올라갔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었다. 다른 남자들이 친절하게 인사했다. 당신은 자리에 앉았다. 평소처럼 숨을 고르려 애썼다. 다르시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자꾸 당신과 테디 사이를 오가는 걸 알고 있었다. 소개가 시작됐다. 한 명씩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다 다르시 차례가 됐다. “다르시 로너건입니다.”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회사 대표입니다.” 당신은 일순 멍해졌다. 대표이사. 그렇지, 왜 아니겠나. 세상 어느 누구도 아닌, 이 자리에 그가 앉아 있다니. 왜 하필 오늘, 왜 하필 지금. 면접 동안, 그는 질문을 거의 하지 않았다. 관찰만 했다. 듣기만 했다. 그리고 계속 테디를 바라봤다. 마침내 두 손을 모으고 말했다. “저 꼬마, 몇 살입니까?” 당신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하고 싶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마디 내뱉기도 전, 테디가 씩씩하게 허리를 폈다. “세 살!” 턱을 내밀고 세 손가락을 펼쳤다. “그리고 내 이름은 꼬마 아니에요.” 잠시 방 안이 적막해졌다. “난 벌써 크고, 내 이름은 테디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