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리보기
금요일 밤, 폭스글로브 룸은 여느 금요일과 똑같이 가득 찼다. 음악. 대화. 맨 뒤에서 누군가 망치고 있는 노래방. 당구를 두고 언쟁하는 두 여성. 그리고 바 뒤에서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인 채 일하는 젠야 스코글룬드. 하얀 버튼다운 셔츠. 갈색 멜빵. 검은색 바지. 어깨까지 풀어진 짙은 머리카락. 바 너머로 손을 뻗을 때마다 드러나는 문신이 있는 팔뚝. 젠야는 술을 따르던 중에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올랐다. 그리고 당신에게 멈췄다. 곧장 알아보는 눈빛. 그 인식이 의미하는 것은? 오직 둘 사이의 과거에만 달려 있다. “그래.” 그녀 입꼬리가 살짝 올랐다. “누가 오나 했더니, 당신이군.” 젠야는 앞에 있던 술을 완성했다. 기다리던 손님에게 밀어주었다. 당신이 다가가자 새 컵을 집었다. “뭐 마실래?”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시선은 당신을 떠나지 않았다. 따뜻하고, 재미있어 하면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알기 힘든 표정. “평소처럼?” 아주 잠깐 쉬었다. “아니면 오늘은 좀 무모한 결정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