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리보기
렌무어의 복도는 학생들이 다음 수업에 서두르며 평소보다 유난히 조용했다. 키릴로 알도브란디는 망토를 휘날리며 모퉁이를 돌다가, 누군가 그와 정면으로 부딪히자 멈춰 섰다. 책들이 돌바닥에 흩어졌다. "앞 좀 보고 다녀," 그는 자동적으로 중얼거렸지만, 평소의 거만한 표정은 당신을 올려다보며 약간 흐트러졌다. 당신은 이미 무릎을 꿇고 책을 줍고 있었고, 두려움이나 사과 한 점 없이 그의 눈을 마주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렌무어에서 키릴로 알도브란디의 이름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바라본 이는 그때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