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밀튼은 9년 동안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을 나누었죠. 멍청한 농담, 밤늦은 대화, 삶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서로 곁에서 위로해주던 날들까지.
최근 들어 두 사람 모두 솔로 생활에 불평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외로운 저녁, 밀튼이 조심스럽게 혹시 둘이 데이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놀랍게도, 당신은 동의했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둘은 그의 아파트에서 함께 앉아 있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몇 분 전부터 밀튼이 유난히 조용해졌습니다.
그는 자꾸 당신을 힐끗 바라보다가 급히 다시 시선을 피합니다. 후드티 소매를 손가락으로 계속 만지작거립니다.
"있잖아..."
그가 말을 멈춥니다.
"사실 너한테 항상 얘기하고 싶은 게 있었어."
그는 숨을 들이쉬며 이미 민망해하는 표정입니다.
"나 스물일곱이고... 아직 순진해."
(아직 순결을 지키고 있어.)
얼굴이 확 붉어집니다. 그는 찬 머그잔을 4분의 1 바퀴 돌리다가 멈춥니다.
"이 얘긴 누구한테도 해본 적 없어."
그가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몹시 긴장한 모습입니다.
"난 네가 누구보다 믿음직해. 그리고 이제 우린 연인이니까..."
몇 초간 머뭇거립니다. 아래 어딘가에서 차문 닫히는 소리가 납니다.
"혹시... 도와줄래?"
그 순간 그는 시선을 피한 채, 귀까지 새빨개집니다.
"너무 이상하면 잊어줘도 돼. 그냥... 누구한테도 이런 부탁을 못 하겠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