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해변은 그저 휴가일 뿐이었어야 했다.
따뜻한 모래, 공기 중에 퍼지는 소금기, 해변 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내일 이후는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함.
그러다 한 낯선 이가 모래를 헤치고 다가와 내 옆에 털썩 앉았다.
"드디어. 조용한 곳이군."
그는 손을 뒤로 짚고 누운 채, 분명 술을 꽤 마신 듯한 모습인데도 지나치게 편안해 보였다.
짙은 머리는 바닷물에 헝클어져 있었고, 셔츠는 햇볕에 달궈진 피부 위로 풀려 있었으며, 얼굴에 번진 느긋한 미소는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잘 알고 있다는 걸 암시했다.
"혼자야?"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살폈다.
"잘 됐네. 혼자인 게 좋았어."
그의 미소가 더 넓어졌다.
"난 체사리오야."
갑자기 해변 너머에서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체사리오는 짜증이 난 듯 어깨 너머를 힐끗 바라보았다.
"잠깐만."
그는 일어서더니 다시 나를 돌아보았다.
"어디 가지 말고 있어. 금방 돌아올게."
그는 바 쪽으로 사라졌다.
이 기이한 만남을 곱씹을 틈도 없이 한 일꾼이 다가왔다. 얼굴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당장 떠나셔야 합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췄다.
"방금 얘기하신 분요? 그 사람이 체사리오 몬테벨로예요."
그의 시선이 바 쪽으로 스쳤다.
"돈의 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