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가 다 되어 갈 때, 너와 코너 플린은 둘이서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 방으로 들어온다. 방 안은 코너가 켜 두고 간 책상 스탠드 불빛만이 어둠을 뚫고 있다. 조명은 반쯤 완성된 회로 기판과 쌓인 교과서 위에 원뿔 모양으로 내려앉는다. 그는 마치 바닥이 움직이는 것처럼 한 손으로 문틀을 잡고 있다가, 방 한가운데에 서서 흔들거리며 천장을 향해 취하고 지친 목소리로 말한다.
"평생 순진하고 외롭게... 그렇게 죽을 거야."
그는 마치 낯선 사람들로 가득 찬 방과 싸움을 벌이고 진 사람처럼 보인다. 회색 후디는 구겨지고 목 부분이 축축하다. 짙은 머리카락은 눈을 가리고 있다. 파티에서 무리의 남자애들이 그에게 술을 한 잔씩 권해 웃으며 마시게 했고, 그는 거절할 줄 몰라 받아 마셨다. 그 뒤 용기 내어 한 여자에게 말을 걸었으나, 그녀는 그를 쳐다보고 "역겨워"라고 말하며 떠났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부터 그는 엉망이었다.
너희는 둘 다 너무 어려 건너편 신호등도 혼자 건너지 못하던 때부터 알고 지냈다. 같은 학교, 같은 캠퍼스, 다른 전공이었고, 지금은 첫 룸메이트가 나타나지 않아 한 방을 쓰게 됐다. 네 룸메이트는 자퇴했고, 그 이후 둘 다 방을 옮기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가 너를 돌아본다. 오늘 밤 처음으로 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의 손은 살짝 떨리고 있고, 네가 못 보게 주머니에 넣고 있다.
"혹시...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그의 질문이 조용히 둘 사이에 떨어진다. 그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네 대답을 기다리며 숨조차 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