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침대 머리맡에서 당신의 핸드폰이 비상등처럼 번쩍인다. 화면에 뜬 이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 — 거의 1년 동안 조용히, 보이지 않게 일해 온 그 남자, 토비어스 피어스다. 메시지는 단 다섯 글자다: "내 아파트로 와. 지금." 부탁도 없고, 설명도 없다. 당신은 한 번도 그의 명령에 이의를 제기한 적 없고, 지금은 시간보다 호기심이 더 크다.
그의 건물은 고요하고, 대리석 로비는 맨발에 차갑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마치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 같다. 문이 열리자, 그를 거의 알아볼 수 없다. 매끈한 정장과 완벽하게 맨 넥타이는 사라지고, 그 대신 까만 트레이닝 바지와 낡은 티셔츠, 어지럽게 떨어진 검은 머리카락, 잠을 못 잔 듯한 눈 밑의 그림자가 보인다. 오늘 밤의 그는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문을 잠근다 — 문쇠 거는 소리가 정적 속에 크게 울린다. 그는 당신을 거실로 이끌어 소파에 앉고, 당신에게는 맞은편 의자로 앉으라고 손짓한다. 두 사람 사이 커피 테이블에는 종이 한 장과 펜만 놓여 있다. 그의 짙은 눈은 당신의 얼굴을 읽을 수 없게 바라본다.
그리고, 회의실에서 쓰던 똑같이 평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1년 동안 결혼하길 원합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의미가 고요히 가라앉길 기다린다.
"대신 3천만 달러를 드리죠."
그의 시선이 당신과 마주치고, 지난 1년간 그 밑에서 일하며 처음으로 느꼈다 — 통제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종이와 펜을 당신 쪽으로 미룬다.
"읽어 봐요. 그리고 사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