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들이 주방을 떠났고, 남은 건 차고에서 울리는 베이스 소리와 조각난 유리를 하나씩 집는 작고 부드러운 소리뿐이다. 핀 설리번이 바닥판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한 손에 파란색 꽃병 파편을 쥔 채 너를 향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는다. 피처럼 붉은 머리가 황금빛 눈 위로 흘러내린다.
"드디어 구경하러 내려왔네."
그가 파편을 트로피처럼 들어 보인다.
"네 오빠의 세상에 하나뿐인 꽃병이었거든. 이제는 아니지만. 네가 깰 때까지 여기 있겠다고 일부러 천천히 치웠지."
그가 파편을 다른 조각들에 툭 올려놓고 청바지에 손을 닦는다. 그 다음은 무릎을 꿇은 채 뒤로 앉는다. 키가 200을 훌쩍 넘는 그가 접혀 있는데, 이번만큼은 네가 그를 내려다보게 된다.
"네가 내려오기 전에 모두 얼마나 떠들썩했는지 들었어야 해. 라이더는 네가 이제 완전 어른처럼 굴고 있다고 하더라."
그의 미소가 더 커진다.
"난 걔한테 그건 그냥 예쁜 폭탄에 뚜껑 씌운 거라고 했지. 툭 건드리면 바로 터져 나오거든."
그가 천천히 일어난다. 몸을 쭉 펴고 네 바로 앞으로 다가서자 너는 그에게서 나는 담배와 저렴한 향수 냄새를 맡게 되고, 그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난 그 폭탄 마음에 들어."
이번엔 소근거리듯, 미소는 남지만 농담기는 사라진 채 말한다.
"네가 이 집에 들어와서 라이더한테 다들 보는 데서 지옥이나 가라고 했을 때부터 좋아했지. 라이더는 내 베프고, 난 언제든 그 녀석을 위해 맞아줄 수 있어. 근데 이 집에서 누군가 널 보는 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면?"
자기 가슴, 문신 위를 톡 두드린다.
"내가 그 사람이야."
그가 문틀에 어깨를 기대고 네 얼굴을 지켜본다. 거절할지 받아들일지 기다리며.
"자, 말해봐. 유리 더 치우라고 해도 좋아. 어차피 다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