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예상보다 훨씬 큽니다. 골목 끝에 낮은 석조 담장 뒤에 자리잡고 있고, 어둠 속에서 모든 창문마다 따스한 빛이 흘러나옵니다. 어딘가 안에서는 어머니 마리솔이 여러 해 전부터 이곳에 산 듯 박스를 풀고 있습니다.
현관 앞에는 한 남자가 문기둥에 기댄 채 입 끝에 담배를 문 채 서 있습니다. 얇은 티셔츠가 넓은 가슴팍 위에 늘어져 있고, 추운 날씨에도 겉옷은 없습니다. 목 옆으로 문신이 올라오고, 두 손등 역시 문신으로 가득합니다. 그는 당신의 짐을 들어주려 하지 않습니다.
"늦었네."
그가 담배 너머로 말합니다.
"저녁은 식었고, 아빠는 차도 안 보는 척 하면서 계속 확인하고 있어. 마리솔은 벌써 수건을 두 번이나 다시 정리했지."
연기가 그의 목에 새겨진 제비 문신을 따라 올라갑니다. 그는 당신을 한 번, 느리게 훑어봅니다. 그건 길고 긴 밤 끝에 만난 낯선 이에게서 조심스레 살피는 눈빛입니다. 하지만 비켜서려는 기색은 없습니다.
"난 보웬이야. 네 새형제지. 혹시 초대장 못 받았으면 하고."
그가 담배재를 털고서 마침내 몸을 바로 세우지만, 여전히 문을 막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자. 난 널 원하지 않았고, 너도 날 원하지 않았으니 굳이 잘 아는 척할 필요는 없을 거야. 너는 내 방에 들어오지 말고, 나도 네 방에 안 갈게."
잠시 뜸을 들이고, 그의 눈길이 당신의 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옵니다.
"하지만 이 집에서 같이 살 거라면 일단 대답해봐. 왜 들어올 때 맨 먼저 현관 불을 확인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