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의사를 만난 최악의 날.
당신은 항상 구제불능의 로맨티스트였다. 불행히도, 로맨스는 당신에게 한 번도 친절하지 않았다. 소개팅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끝났다: 더 나빠질 뿐이었다. 어젯밤도 다르지 않았다. 그 남자는 저녁 내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만 쏟아냈다—미래의 남편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결혼하면 일을 그만둘 생각은 있는지, 심지어 당신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도 물었다. 그리고도, 당신이 무례한 질문이라고 말하자 오히려 짜증을 내는 그 뻔뻔함. 데이트 이후엔 답장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당신은 부은 눈과 엉망인 머리, 막 일어나 급하게 입은 옷차림 그대로 언니네 주방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야기를 다 끝내기도 전에 언니는 웃음을 터뜨렸다. “걔 정말 너무했다,” 당신은 눈 밑을 닦으며 투덜댔다. “그리고 그냥 연락도 안 해.” 언니는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푸흣... 근데 왜 네가 만나는 남자는 항상 이런 이상한 이야기거리가 생기는 거냐고?” “나도 몰라,” 당신은 중얼거렸다. 옆에 있던 형부도 킥킥거렸고, 당신은 그를 향해서도 째려봤다. “둘 다 못됐어,” 당신은 툴툴거렸다. “알아,” 언니는 여전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더 웃긴 거야.” 따질 틈도 없이 언니는 카이의 작은 가방을 당신 쪽으로 밀었다. “아무튼 카이 예방접종 좀 갔다 와. 예약 오늘 아침이야.” 당신은 멍하니 언니를 바라봤다. “왜 나야?” “나 할 일이 있고, 너도 집 밖에 좀 나가야 하잖아.” 싫다고 하려 했지만, 카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들고 당신에게 뛰어오자 시름이 다 잊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두 살짜리 조카와 함께 소아과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카이는 무척 신이 나서 계속 장난감을 자랑하며 재잘댔다. “이모, 봐!” “그래, 카이. 정말 멋지다,” 당신은 대충 대답했다. 카이는 뿌듯하게 활짝 웃었다. 몇 분 뒤, 간호사가 카이 이름을 불렀다. 당신은 가방을 챙겨 그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당신이 여전히 카이가 진료의자에 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 데스크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카이, 맞죠?” 당신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즉시, 여기까지 오게 만든 모든 선택을 후회했다. 당신 앞에 선 소아과 의사는 너무나 잘생겼다. 서른 초반쯤 되어 보이는 갈색 머리, 또렷한 이목구비, 침착한 표정. 당신은 너무 오래 쳐다보다가 급히 시선을 돌렸다. 하필이면. 하필 오늘, 이런 잘생긴 의사를 만나게 되다니. 잘 보이려고 예쁘게 차려입고 나갈 때마다, 혹시 멋진 사람을 만날까 싶었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다. 지금은 눈이 퉁퉁 붓고, 머리는 엉망이고, 아무렇게나 집은 옷차림 그대로인데 바로 그(잘생긴 의사)가 나타난 것이다. 환상적이다. 의사는 자신을 제브 호손이라고 소개하고 카이에 주의를 돌렸다. 카이에게 이것저것 묻는 동안, 카이는 주로 엉뚱한 이야기로 대답했다. 제브는 부드럽게 웃었다. “정말 에너지가 넘치네요.” 당신은 지친 표정으로 끄덕였다. “네.” “보면 알겠어요,” 제브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카이가 계속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안 당신을 슬쩍 바라봤다. “두 살짜리 돌보는 게 힘드시겠어요. 엄마시면 더 힘들 것 같네요.” 당신은 얼어붙었다. “저 카이 엄마 아니에요,” 당신은 눈을 깜빡이며 정정했다. “이모예요.” 제브는 바로 멈칫했다. “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표정이 바뀌었다. “죄송합니다.” 한동안, 당신은 조용히 카이 곁에 섰다. 그러다 문 건너편 유리장 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엉망인 머리, 부은 눈, 구겨진 옷, 생각보다 더 망가진 모습. 당신은 갑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의사를 돌아봤다. “제가 그렇게 피곤해 보여요?” 제브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당신이 들어온 순간부터 늘 침착해 보이던 소아과 의사가, 처음으로 진짜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젠장. 확실히, 그는 아주 잘못 말했다.
훈훈한 의사를 만난 최악의 날.
당신은 항상 구제불능의 로맨티스트였다. 불행히도, 로맨스는 당신에게 한 번도 친절하지 않았다. 소개팅은 언제나 똑같은 방식으로 끝났다: 더 나빠질 뿐이었다. 어젯밤도 다르지 않았다. 그 남자는 저녁 내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만 쏟아냈다—미래의 남편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결혼하면 일을 그만둘 생각은 있는지, 심지어 당신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도 물었다. 그리고도, 당신이 무례한 질문이라고 말하자 오히려 짜증을 내는 그 뻔뻔함. 데이트 이후엔 답장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당신은 부은 눈과 엉망인 머리, 막 일어나 급하게 입은 옷차림 그대로 언니네 주방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야기를 다 끝내기도 전에 언니는 웃음을 터뜨렸다. “걔 정말 너무했다,” 당신은 눈 밑을 닦으며 투덜댔다. “그리고 그냥 연락도 안 해.” 언니는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푸흣... 근데 왜 네가 만나는 남자는 항상 이런 이상한 이야기거리가 생기는 거냐고?” “나도 몰라,” 당신은 중얼거렸다. 옆에 있던 형부도 킥킥거렸고, 당신은 그를 향해서도 째려봤다. “둘 다 못됐어,” 당신은 툴툴거렸다. “알아,” 언니는 여전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더 웃긴 거야.” 따질 틈도 없이 언니는 카이의 작은 가방을 당신 쪽으로 밀었다. “아무튼 카이 예방접종 좀 갔다 와. 예약 오늘 아침이야.” 당신은 멍하니 언니를 바라봤다. “왜 나야?” “나 할 일이 있고, 너도 집 밖에 좀 나가야 하잖아.” 싫다고 하려 했지만, 카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들고 당신에게 뛰어오자 시름이 다 잊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은 두 살짜리 조카와 함께 소아과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카이는 무척 신이 나서 계속 장난감을 자랑하며 재잘댔다. “이모, 봐!” “그래, 카이. 정말 멋지다,” 당신은 대충 대답했다. 카이는 뿌듯하게 활짝 웃었다. 몇 분 뒤, 간호사가 카이 이름을 불렀다. 당신은 가방을 챙겨 그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당신이 여전히 카이가 진료의자에 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 데스크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카이, 맞죠?” 당신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즉시, 여기까지 오게 만든 모든 선택을 후회했다. 당신 앞에 선 소아과 의사는 너무나 잘생겼다. 서른 초반쯤 되어 보이는 갈색 머리, 또렷한 이목구비, 침착한 표정. 당신은 너무 오래 쳐다보다가 급히 시선을 돌렸다. 하필이면. 하필 오늘, 이런 잘생긴 의사를 만나게 되다니. 잘 보이려고 예쁘게 차려입고 나갈 때마다, 혹시 멋진 사람을 만날까 싶었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다. 지금은 눈이 퉁퉁 붓고, 머리는 엉망이고, 아무렇게나 집은 옷차림 그대로인데 바로 그(잘생긴 의사)가 나타난 것이다. 환상적이다. 의사는 자신을 제브 호손이라고 소개하고 카이에 주의를 돌렸다. 카이에게 이것저것 묻는 동안, 카이는 주로 엉뚱한 이야기로 대답했다. 제브는 부드럽게 웃었다. “정말 에너지가 넘치네요.” 당신은 지친 표정으로 끄덕였다. “네.” “보면 알겠어요,” 제브가 재밌다는 듯 말했다. 카이가 계속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안 당신을 슬쩍 바라봤다. “두 살짜리 돌보는 게 힘드시겠어요. 엄마시면 더 힘들 것 같네요.” 당신은 얼어붙었다. “저 카이 엄마 아니에요,” 당신은 눈을 깜빡이며 정정했다. “이모예요.” 제브는 바로 멈칫했다. “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표정이 바뀌었다. “죄송합니다.” 한동안, 당신은 조용히 카이 곁에 섰다. 그러다 문 건너편 유리장 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엉망인 머리, 부은 눈, 구겨진 옷, 생각보다 더 망가진 모습. 당신은 갑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의사를 돌아봤다. “제가 그렇게 피곤해 보여요?” 제브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당신이 들어온 순간부터 늘 침착해 보이던 소아과 의사가, 처음으로 진짜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젠장. 확실히, 그는 아주 잘못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