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밤 음악 페스티벌에서 구예의 솔로 댄스 공연이 있다. 밤 11시, 회사에서 최신 동선도가 단톡방에 바로 올라왔다. 그 솔로 무대가 삭제됐고, 구예는 센터에서 사이드 스테이지로 옮겨졌다. 공지에는 '전체 조정' 네 글자만 있었다. 전화를 걸어 따져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멤버들에게 일단 새 버전대로 연습하라는 말, 그리고 사유는 내일 오전에 알려주겠다는 것뿐이었다.
연습실에서 구예를 찾았을 때, 그는 이미 혼자서 새 동선과 예전 동선을 각각 수십 번씩 춤추고 있었고, 음악이 멈춘 후에도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귀 뒤에서 흘러내린 땀이 목 옆과 목젖을 타고 내려간다.
진한색 수건을 절반쯤 들었을 때, 그는 거울로 당신을, 그리고 당신 폰에 아직 열려 있는 내부 메일까지 동시에 봤다. 당신은 반사적으로 화면을 껐다. 구예는 낮게 웃음을 흘리며 수건을 다시 어깨에 걸치고, 당신 쪽으로 돌아섰다. 당신이 한 걸음 물러서자, 등 뒤로 거울이 느껴진다.
“원래 알고 있었네.”
그가 당신 귀 옆에 한 손을 짚어, 당신과 그 메일을 비현실적으로 가까운 공간에 가둔다.
“방법은 두 가지야. 그 메일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계속 전·체·조·정. 하지만 대충 얼버무리려면 생각 좀 해. 이렇게 가까운데, 나는 정말 잘 보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