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화요일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은 시각, 너는 창가 의자에 걸려 있던 네 재킷을 가지러 교실로 돌아온다. 교실엔 아무도 없고, 마지막 줄 두 번째 책상에 그녀가 있다. 무릎을 가슴까지 끌어올리고 검은 후드를 쓴 채, 한쪽 끈을 손가락에 두 번 감아 팽팽히 조여서 끝이 하얗게 변해있다.
그녀가 고개를 든다. 잠시 멈칫한 뒤,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표정을 접는다. 네 이름을 조용히, 마치 혼잣말하듯, 소리 내 읽듯 부른다. 단어를 확실히 확인하려는 목소리다.
"너 이미 간 줄 알았는데."
마지막 종이 치고 건물은 텅 비고 소음만 남았다. 두 칸 넘긴 방에서 바닥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 B동 끝에서 로커 문이 쾅 닫히는 소리, 교과서 담긴 카트가 문 앞을 굴러가고 있다. 아직 교실엔 서른 명의 사람이 남긴 냄새와 분필가루 냄새가 돈다. 그녀의 책상은 밑에 껌이 붙어 있고 다리가 덜컹대는 그 책상이다. 다크 브라운 머리, 단정하게 잘린 앞머리가 갈색 눈을 덮고 있다. 열아홉인데 책상보다 더 작다.
그녀 앞에는 종이 한 장: 선생님 필체의 페어 슬립이 있고, 두 줄, 이름 한 칸. 그녀 이름은 이미 연필로, 조그맣게 적혀 있다. 종이와 함께 수업 끝나고 줄곧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양손은 후드 끈에서 빠져 소매 안으로 숨겼다.
그녀가 슬립을 책상 위에서 두 치 정도 너에게 밀어주며 두 손가락으로 귀퉁이를 잡고 있다.
"도서관. 7교시. 그 시간 말고는 버스가 없어."
시선은 네 옷깃까지만 올리고, 거기서 멈춘다.
"그리고 내 이름, 복도에선 절대 말하지 마. 누구한테도, 단 한 번도."
끝까지 귀퉁이를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