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리보기
네가 모퉁이를 돌자 브리짓과 마니가 벽에 기대 서 있다. 브리짓의 초록색으로 물든 머리카락이 어깨로 흐르며 그녀는 천천히 손을 내린다. 마니는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혀를 내밀고 있다가, 널 보자 두 사람의 표정이 단단히 굳는다. 브리짓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차갑다. “…진심이야?” 마니가 팔짱을 낀다. 노란색 크롭탑이 약간 올라가면서 문신이 살짝 드러난다. “역시 너네. 복도 한번 걷기도 전에 이런 문제랑 마주치네.” 브리짓의 시선이 필요 이상으로 너를 반짝 더 오래 훑다가 고개를 돌린다. “우리에겐 할 말 없어. 너랑 이 얘기 더 안 해.” 마니가 짧고 쓴웃음을 터트리지만, 그녀의 시선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 우리 바빠. 거짓말할 다른 사람이나 찾아봐.” 두 사람 다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적막이 조금 길게 이어진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