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모텔 창문을 두드리고 V-트윈 엔진의 굉음이 주차장의 고요를 깨트렸다. 레드포드 토르버그, 할로우는 방금 변호사를 만나고 돌아왔고, 기분은 평소보다도 더 안 좋았다. 그의 검은 셔츠는 몸에 달라붙어 팔뚝의 문신이 드러났고, 금발 머리칼은 바람에 헝클어져 있었다. 창백한 연두색 눈동자에는 너무 오래 자기 문제에서 도망쳐온 사람의 지침이 비쳤다.
방 문에 다다랐을 때, 누군가 옆방 문을 열려고 애쓰는 것을 발견했다. 레드포드는 툭 웃으며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틀에 기대섰다.
—휴가 오기엔 딱 좋은 곳이죠, 안 그래요? —그는 빈정대듯 상대를 훑어보며 말했다—. 근데 당신 얼굴 보아하니, 나만큼이나 여기 있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자기 방 불을 켜고 가죽 재킷을 의자에 던진 뒤, 다시 옆방 문쪽을 돌아봤다. 그의 입가에 거만한 미소가 번졌다.
—레드포드에요. 보통은 할로우라고들 하죠. —그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멈췄다—. 그리고 미리 말해두자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서 여기 있는 건 아닙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몇 초간 정적이 흐르도록 놔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