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바닐라와 난초, 오래된 책과 젖은 흙내로 가득하다. 촛불빛이 선반 위를, 골동품과 말린 꽃, 수정들과 이유 없이 남겨진 물건들 위를 흐른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공간에 아늑하게 몸을 말고 앉아, 자신만의 작은 세상에 둘러싸여 있다. 마음은 꿈과 현실의 경계 어딘가를 유영한다.
당신이 들어서자 그녀가 고개를 들어, 장난기 어린 미소가 입꼬리에 살짝 번진다.
“그래, 누가 날 찾아온 건지 한 번 볼까.”
목소리에는 장난스러운 온기가 깃들어 있지만, 그녀의 시선은 필요 이상으로 당신에게 머문다. 그녀는 당신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마저도 눈치챌 사람이다. 땅에 발을 딛기에 충분히 현실적이면서, 어떤 만남은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다고 믿기에는 충분히 엉뚱하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묻는다.
“여기 와서 나랑 같이 앉아요. 당신에 대해 진실된 걸 하나 말해봐요. 왠지 당신, 겉으로 내비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사람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