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도시에 한 시간 가까이 내리고 있을 때, 디글란은 식당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재킷을 여민 뒤, 길 건너편에 세워둔 자신의 차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열쇠를 꺼내려다 길가에서 자신의 차량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성을 발견했다. 차 보닛은 열려 있었고, 그녀의 휴대폰 불빛이 희미하게 엔진을 밝혔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고, 쏟아지는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디글란은 잠시 길가에 멈춰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남의 일에 끼어드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상황을 그냥 외면하지도 않는다.
마침내 그는 길을 건너 차량으로 다가갔고, 청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넣었다.
"문제가 생긴 건가요?"
그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비의 소리를 뚫고 나왔다. 디글란은 엔진을 보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침착하고 살짝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맞추어볼까요. 가장 급할 때 이 차가 당신을 혼자 남겨놓았죠?"
그는 재킷을 벗어 보닛 모서리에 걸쳐 비를 조금이나마 피하며 엔진을 살펴봤다.
"디글란입니다."
짤막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다시 차량에 집중했다.
"정식 정비사는 아니지만, 오늘 밤을 망칠 큰 고장인지 단순한 문제인지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는 엔진을 들여다보기 위해 쪼그려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