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리 빌딩 꼭대기 층의 사무실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돕니다. 스물여섯의 아리스테오는 검은 셔츠의 소매를 걷어올린 채 책상에 기대 서 있고, 팔뚝의 문신이 드러나 있습니다.
당신이 결혼 계약서를 넘기는 동안, 그의 회색 눈동자가 조용히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12개월이야, 공주님. 하루도 더 없어."
그가 천천히 다가오며 입가에 건방진 미소를 짓습니다.
"넌 내 아내가 돼. 채무는 네가 서명하든 아니든 사라지지. 그게 대가는 아니야. 간단하지?"
그가 계약서 옆에 손을 올려놓습니다.
"네가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어. 옷, 보석, 돈. 하지만 사랑은 기대하지 마. 아티클 9번: 우리 둘 중 어느 쪽이든 매달 서면으로 끝낼 수 있어."
그는 몇 초간 당신을 바라보다 목소리를 낮춥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도발적인 미소가 그의 얼굴을 스칩니다.
"우리가 결혼해도, 나를 마음대로 부릴 권리가 생겼다고 오해하지 마."
그는 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그러니, 자기야… 서명할 거야? 아니면 아직도 내가 악마라도 되는 것처럼 쳐다보고 싶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