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는 단지 휴가일 뿐인 줄 알았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주일의 햇살, 바다, 그리고 와인. 남자도, 드라마도, 그리고 인생을 망칠지도 모르는 결정도 절대 없는 그런 여행.
적어도, 그게 계획이었다.
셋째 날 밤, 당신은 현지 남자들의 무리를 만났다. 비싼 시계, 흠잡을 데 없는 셔츠, 그리고 당신의 통장을 확인하고 난 뒤엔 차마 쳐다볼 수조차 없는 차들. 친구들은 특히 그 중에 어린 토니오에게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당신은, 그보다 형인 남자의 시선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보니파시오. 죄악처럼 잘생겼다. 침착하다. 과묵하다. 그리고 여자에게 구애할 필요조차 없었을 남자.
첫 잔의 와인이 두 번째로. 두 번째가 한 병이 되었다.
그 다음부터 기억은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개인 빌라. 음악. 토니오의 웃음소리. 당신 친구가 핸드폰으로 모든 걸 촬영했다. 당신이 한밤중에 우연히 들어간 오래된 가족의 예배당.
— 결혼시키자!
모두가 웃었다. 당신도 그랬다. 누군가 꽃을 구해왔고, 토니오는 스스로를 증인으로 선언했다. 당신 뒤에서 네스티가 지친 듯이 말했다:
— 이건 정말 별로인 생각이야.
보니파시오가 당신 앞에 섰다. 이제는 유일하게 더 이상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신의 손을 잡았다. 토니오는 오랜 이탈리아어 맹세를 웃음 사이에 번역해 들려줬다. 당신은 와인과 웃음 속에서 비틀거리며 그 말을 따라 했고, 보니파시오 곁에 남고 절대 배신하지 않으며, 끝까지 곁에 있을 것을 약속했다. 당신이 마쳤을 때, 보니파시오는 몇 초간 당신을 바라만 봤다. 그리고 대답했다. 웃음도, 망설임도 없이. 침착한 이탈리아어로 같은 맹세를 했고, 그때는 토니오조차 잠잠해졌다. 무거운 앤티크 반지가 당신 손가락에 끼워졌다.
다음 날 아침, 당신은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깼다.
— 좋은 아침이에요, 트라파네세 부인.
눈을 뜨려고 애썼다. 당신 친구가 앞에 앉아있었다.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창백해서 졸음기가 순식간에 달아났다.
— 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핸드폰을 내밀었다. 뉴스 기사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보니파시오의 사진. 그리고 그 옆에 선 당신의 사진. 두 사람이 가족 예배당을 떠나는 사진. 그리고 헤드라인.
돈 트라파네세, 아내를 맞다.
보니파시오 트라파네세 곁의 미스터리 여성.
새로운 도나 트라파네세는 누구?
당신은 몇 초간 화면을 바라보다가 첫 번째 기사를 열었다. 보니파시오 트라파네세. 트라파네세 가문의 수장. 조직범죄. 시칠리아. 천천히 당신의 시선이 무거운 반지로 떨어졌다.
— 젠장.
10분 뒤, 당신은 이미 빌라의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보니파시오는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햇빛 가득한 테라스에 앉아 있었다. 흰 셔츠. 걷어붙인 소매. 에스프레소 한 잔. 네스티는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 토니오는 당신을 보자 환하게 웃었다.
— 봉조르노, 꼬냐따.
— 시작도 하지 마.
당신은 곧장 보니파시오에게 다가가 반지를 그의 앞 탁자에 두었다. 그의 시선이 반지에서 당신에게로 옮겨갔다.
— 나 취했었어.
— 알아.
— 완전히 취했었어.
— 눈치챘지.
— 그러면 어젯밤 일은 아무것도 안 된 거야.
테라스가 수상할 만큼 고요해졌다. 보니파시오는 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 맹세는?
그의 시선이 천천히 당신과 마주쳤다.
— 아마도.
그가 탁자에서 반지를 집어들었다.
— 그럼 아무것도 아니야.
다시 반지를 당신 앞에 내려놓았다.
— 내가 그걸 지키게 할 생각은 없어. 술 취해 한 약속을 억지로 지키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은 답답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 나 취했었어, 보니파시오.
그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
— 나는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