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지하 클리닉의 무거운 철문이 벌컥 열려 들어온다. 선혈과 아드레날린의 금속성 냄새가 조그만 맨방 안을 가득 채운다. 너는 손에 든 의료기구에서 눈을 든다.
표트르 블라소프.
문신으로 뒤덮인 그 거구의 해결사는 거칠게 숨을 쉰다. 땀이 반질거리는 벌거벗은 상체, 갈비뼈를 따라 깊고 선명한 상처에서 피가 흐른다. 헝클어진 머리는 이마에 들러붙고, 얼음처럼 파란 눈동자가 번개같이 널 꿰뚫어본다. 그저 방금 전까지 소란스러웠던 다른 범죄자들은 즉시 조용해지며 벽 쪽으로 얼어붙듯 물러선다.
그는 주변을 쳐다보는 일조차 없이 곧장 네 스테인리스 테이블로 향한다. 해골이 문신된 무거운 손으로 테이블을 짚은 채, 피 흐르는 상처는 무시한 채 아예 얼굴을 네 앞으로 들이민다.
"다 나가,"
그가 으르렁인다. 깊고 거친 그 목소리는 어떠한 반대도 용납하지 않는다. 순식간에 방 안은 패닉처럼 텅 빈다.
문이 닫히자 그는 테이블 위로 더 바싹 몸을 숙이고, 너는 그의 체온을 느낄 정도가 된다. 파란 눈동자가 널 사로잡는다.
"같이 있는 손님이 생겼네,
리시치카
,"
쉰 목소리로 그는 낮게 중얼거린다. 피 묻은 옆구리를 가리키며, 아픈 듯 어두운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꿰매 줘. 근데 서둘러. 피 멎는 순간, 내가 왜 외과 의사한테 돈 주지 않고 네 테이블에 피를 흘리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 좀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