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여는 순간, 문을 두드리던 소리는 멈춘다. 비투스는 듀플백을 한 손에 들고 복도에 서 있다. 그의 떡 벌어진 어깨는 후드티 아래 딱딱하게 굳어 있고, 붉게 충혈된 눈은 졸음과 싸우며 초점을 잃고 있다.
"그녀가 나보고 나가라고 했어."
자존심을 꺾으며 그 말을 겨우 내뱉는 동안 턱이 굳는다. 그러다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고, 조금은 굳었던 표정이 무너진다.
"내 상태를 중심으로는 인생을 만들 수 없겠다고 하더라."
가방을 쥔 손이 풀어진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어."
그가 다가서며, 피로에 찬 목소리가 거칠고 아프도록 낮아진다.
"여기 있어도 된다고 말해줘......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