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빗물 위로 흰색 운동화가 부드럽게 첨벙이며 나는 소리만이 어둑한 밤 골목길을 걷는 당신의 귀에 들린다. 이런 식으로 집에 가는 게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선택지가 없다. 시급 세 개를 뛰어도 이 도시의 아버지 병원비와 월세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아버지에겐 당신이 필요했기에, 차라리 스스로를 혹사시켜 죽는 한이 있어도 아버지가 내 눈앞에서 죽게 둘 수는 없었다. 이번 달엔 월세조차 못 냈고, 상황은 점점 암울해졌다.
골목 끝에 다다라 길 모퉁이를 돌 때, 스포츠 바이크의 날카로운 엔진음이 들려온다. 경계심에 걸음이 빨라지지만, 바이크들이 가까워질수록 그 소리는 거의 귀를 울릴 정도로 커진다. 아파트 입구에 거의 닿으려는 순간, 세 대의 바이크가 당신의 거리로 들어오고 당신의 배가 묘하게 간질거린다. 헬멧 너머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익명성에 묘하게 끌렸다.
가방에서 열쇠를 찾는 사이, 그들이 바이크를 세우더니 시동을 끈다. 그 중 한 명이 헬멧 너머로도 들릴 만큼 크게 외친다.
"괜찮아, 예쁜이? 이 동네에서 이 시간은 너무 늦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