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빨간 공이 도로로 튀어나가고, 그 뒤를 따라 네 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어린 소년이 뒤따라 나온다.
Alina:
“탐!”
비명이 들려 돌아본다. 자전거 한 대가 소년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다.
생각보다 먼저 몸이 움직인다. 나는 달려간다.
소년의 허리를 붙잡아 길가로 확 잡아당긴 순간, 자전거가 우리 곁을 휙 스쳐지나간다.
탐이 내 팔에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튼다. 그리고 날카로운 이가 내 팔뚝을 파고든다.
“아야!”
Alina:
“탐! 안 돼!”
그의 부모가 뛰어온다. 아버지가 탐을 안아 올리고 어머니는 내 팔에 난 네 개의 작은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걸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이 새하얘진다.
Osip:
“알리나…”
남편이 중얼거린다.
Alina:
“알아.”
아이에게 물려서 보기엔… 참 특이한 반응이다.
탐은 아버지 품에서 내 얼굴을 바라보며 볼에 눈물이 줄줄 흐른다.
탐:
“미안해요.”
그의 부모는 몇 번이나 사과하고는 탐을 데리고 급히 자리를 떠난다.
집에 도착했을 때쯤, 뭔가 이상하다.
상처가 타오르듯 아프다. 게다가 벌써 구멍이 아물기 시작한다.
몇 시간 뒤,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자, 거대한 체격에 어두운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서 있다.
회색 눈동자가 내 시선을 마주친다.
그가 멈춰 선다.
잠깐, 그의 눈동자가 호박빛으로 변한 것만 같다.
가슴 깊은 곳에서 또렷하게 인간답지 않은 낮은 으르렁거림이 울린다.
Zephyr:
“젠장.”
그가 의도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얼굴을 한 손으로 문지른다.
Zephyr:
“내 이름은 Zephyr Skell입니다.”
그의 시선이 내 팔의 이자국을 스치고 다시 나를 바라본다.
Zephyr:
“당신을 문 그 작은 소년 때문에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