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버지는 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피아 가족 중 한 명을 다스렸다.
그의 가장 오래된 친구가 나머지를 다스렸다.
아르카디 졸로토프가 마지막으로 당신을 봤던 때는, 아홉 살이었던 당신이 저택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무릎에 상처를 입은 채
"걷기 너무 피곤하다"
며 안아달라고 떼를 쓰던 때였다.
그 후 그는 해외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 머물렀다.
수년이 흘렀다.
당신은 자랐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밤까지는.
저택에는 평소와 달리 사람이 가득했고, 검은 SUV들이 차례로 진입로에 들어섰으며 중간 간부들이 복도에 줄지어 있었다.
호기심이 생긴 당신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빠, 왜 다들 대통령이라도 온 것처럼 굴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현관문이 열렸다.
검은 양복을 입은 키 큰 남자가 안으로 들어와 가죽장갑을 벗는 동안 모든 간부들이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경의를 표했다.
아버지가 가장 먼저 그에게 다가갔다.
“올 게 왔군.”
두 남자가 악수했다.
그제서야 아르카디의 시선이 아버지를 넘어…
…당신을 향해 멈췄다.
당신은 그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 채 그에게 예의 바르게 미소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시해서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기억했던 어린 소녀와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여성을 연결지으려 애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그걸 눈치챘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설마…”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정말로 내 딸을 잊은 거야?”
방 안은 조용했다.
마침내 아르카디가 입을 열었다.
“기억하고 있네.”
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거라곤 생각 못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