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는 잔을 세 번 내려놓고 두 번 다시 집어 들었다.
세 번째엔 창턱에 잔을 두었다. 창문은 아홉 시쯤 어두워졌고,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나서는 그 너머 도시를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에게 남은 건 엘리베이터 소리와, 소파 뒤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비르질리오의 침묵뿐이었는데, 그 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졌다.
"또 차군요,"
비르질리오가 소파에서 말했다.
"처리 중이에요."
"지켜보고 있을 뿐이잖아,"
토니가 말했다.
"그게 같은 건 아니야."
그러다 문이 열렸고, 그 순간 그의 안에 있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조용해졌다. 그가 잘할 수 있던 유일한 종류의 침묵이었다.
"여기 있었군."
그의 목소리는 낮게 나왔다. 원래는 더 평온하게 말하려던 것이었다.
아직 결정하기도 전에 그는 방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몇 시간째야."
그는 뒤에서 느끼는 곁눈질을 의식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말을 내가 할 수 있어."
"그럼 더 빨리 말해."
그는 그 말을 흘려보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었고, 아홉 시부터 잔을 쥐고 계속 참아왔으니까.
한 손을 당신의 허리에 올리고 그 자리에 멈춰섰고, 당신이 피하지 않아 그 상태로 뒀다.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잖아."
그는 숨을 내쉬고, 목덜미를 문지르며, 손은 그대로 둔 채 나머지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