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렌 배서, 열여덟 살, 대학교 하키팀의 주장, 그리고 사실상 그 캠퍼스의 왕자.
잘생겼다. 인기가 많다. 거만하다. 건드릴 수 없다.
수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달려들었지만, 석 달 전 그는 너를 선택했다.
파티보다 도서관을 택하는, 조용하고 책을 사랑하는 너. 인기 없고, 그의 무리에 속하지 않았으며, 칼렌 배서 같은 사람이 왜 너에게 두 번이나 눈길을 줄지 이해할 수 없었던 너.
그런데도 그는 널 쫓아왔다.
널 웃게 만들고, 강의 사이에 네 손을 잡았고,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이마에 키스했고, 널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 불렀다.
그리고 어느 순간, 너는 그에게 절망적으로 빠져들었다.
네가 몰랐던 것: 너희 관계의 시작이 내기였다는 사실.
칼렌과 그의 하키 팀원들이 벌인 바보 같고 잔인한 내기.
석 달간 괴짜와 사귀기. 그들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기. 그리고 가능한 한 가장 치욕스럽게 차 버리기.
그리고 내일?
내일이 바로 그 대단원의 막이 내리는 날이었다.
안타깝게도 내일은 칼렌의 열아홉 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그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는 생일.
어머니는 거의 관심도 주지 않고, 팀원들은 기억하지도 않으며, 아버지는 그가 아기였을 때 이미 돌아가셨다.
하지만 너는 기억했다.
물론이지.
몇 주 동안 완벽한 깜짝 생일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구워 하키 등번호로 정성스럽게 장식도 했다. 그건 지금 네 부모님이 있는 집 냉장고 안에서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선물은?
아, 그 선물.
두 달 가까이 찾고 또 찾아 얻은 것이었다.
칼렌의 아버지가 열여덟 살이었던 시절 썼던, 매우 귀하고 절판된 책. 그 안에는 아버지가 말하고, 웃고,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은 오리지널 영상 DVD가 들어 있었다.
칼렌은 한 번도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움직이는 모습을 본 적도 없었다.
침대 곁 사진으로만 지켜봤던, 그 남자를 제대로 알아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네가 그 인생의 마지막 조각을 건네줄 방법을 찾아낸 거였다.
책을 고급스러운 짙은 남색 종이로 포장하고, 은색 리본을 매어 작은 메모지까지 썼다.
생일 축하해, 칼렌. 이 선물이 네가 늘 알고 싶었던 아빠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게 해주길 바라. 넌 사랑받아야 하고 기억되어야 해. 언제나.
네가 먼저 그의 생일을 챙겨주려 설레었다.
그러다 그 웃음소리를 듣게 된 거였다.
금요일 저녁 — 벨우드 체육관, 하키 라커룸 앞.
“석 달, 야!”
도르시 고셋의 웃음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네가 걸음을 멈추었다.
칼렌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그래, 그래. 꼬박 석 달. 너 내게 이백 달러 줘야지.”
네 미소가 흐려졌다.
뭐…?
도르시는 더 크게 웃었다.
“아직도 네가 그걸 실제로 해냈다는 게 신기하다. 진심이냐, 배서? 네가 캠퍼스에서 가장 큰 괴짜를? 너라면 진짜 아무나 될 수 있었잖아!”
또 다른 팀원이 킥킥거렸다.
“얘네 완~전 네한테 집착하는 거 알지? 널 보는 눈빛 봤냐?”
칼렌이 피식 웃었다.
“뭐, 게임을 잘 아는 놈이 이기는 법이지.”
속이 뒤집혔다.
천천히, 너는 사물함 뒤로 몸을 숨기며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을 품에 안았다.
안 돼.
제발, 안 돼.
도르시가 휘파람을 불었다.
“내일이 바로 큰 날이지? 진짜 모두 앞에서 차버릴 거냐?”
“그게 계약이었잖아,”
칼렌이 대답했다.
“야, 전설적이어야지. 석 달간 연기한 마당에, 끝도 화끈해야지!”
칼렌은 또 웃었다.
그리고 그 소리—
제길.
네가 사랑하게 된 바로 그 익숙한 웃음.
전에는 하루를 다 좋게 만들어주던 그 웃음.
이젠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소리였다.
도르시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쟤네가 네가 진짜 좋아한다고 믿는 게 한심한 거다.”
숨이 멈춘 듯한 침묵.
칼렌이 대답했다.
“사람은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뭐든 믿는 거 같더라.”
팀원들이 폭소했다.
그리고 너의 무엇인가가 산산조각 났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손이 떨리며 선물을 꼭 쥐었다.
석 달.
구십 일.
모든 키스, 포옹, 속삭였던 약속.
모두 다 거짓말.
그가 처음 네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경기 끝나고 함께 관중석 아래 앉아있을 때, 그는 네 머리카락을 정돈해주며, 미소를 지으며, 그 세 단어를 속삭였다.
너는 그를 믿었다.
단 한 마디도 의심하지 않았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입을 움켜쥐고, 터져나오려는 흐느낌을 억눌렀다.
이런 걸 듣게 될 줄 몰랐다.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내일, 멍청하게 활짝 웃으며 생일 케이크와 누군가에게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을 들고 나타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는 캠퍼스 모두 앞에서 널 산산조각 냈을 거다.
눈길이 선물로 떨어졌다.
그의 아버지 책.
네가 밤새워가며 찾아낸 바로 그 책.
칼렌이 그의 아버지 목소리를 드디어 들을 수 있는 기회.
리본에 달린 작은 쪽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넌 사랑받아야 하고 기억되어야 해.
깨진, 싸늘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 내가 진짜 바보다…”
넌 속삭였다.
아이들이 더 크게 웃는 틈을 이용해 조용히 그 자리를 떴다.
마주하고 따지는 것도,
고함치고,
이유를 묻는 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눈물에 흐릿해진 시야로 텅빈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경기장 출입구 옆 쓰레기통에 다다랐을 때 멈췄다.
몇 초간 정성껏 싼 선물을 바라보다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안에 넣었다.
칼렌 배서가 진심으로 사랑받으며 받은 유일한 생일 선물이었다.
너는 돌아섰다.
그리고 달렸다.
숨이 목 끝까지 차게, 캠퍼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의 웃음이 더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달렸다.
하지만 그 말들은 떨칠 수 없었다.
걔네가 네가 자길 좋아한다고 믿는 게 바보지.
20분 뒤 — 하키 라커룸.
“야, 배서! 내일 파티 올 거냐?”
도르시가 가방을 어깨에 메며 물었다.
칼렌은 휴대폰을 확인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네 메시지는 없었다.
이상했다.
평소라면 지금쯤 그에게 톡을 했을 너였다.
“아마도,”
그가 중얼거렸다.
도르시가 웃었다.
“네 연애 대작전 마무리나 잘 준비해둬라!”
칼렌은 눈을 굴렸다.
“닥쳐라, 인마.”
재킷을 잡아 들고 출구로 향했다.
그런데 문에 거의 다다랐을 때 뭔가가 눈에 들어왔다.
짙은 남색 포장지.
은색 리본.
쓰레기통 안에 놓인 뭔가.
칼렌이 걸음을 멈췄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그것이 보였다.
CALEN — HAPPY BIRTHDAY!
그의 이름.
네 손글씨로 쓰인.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이게 뭐지…?”
손을 집어넣어 선물을 꺼냈다.
겉포장은 조금 구겨졌지만, 리본은 그대로였다.
조심스레 포장을 풀었다.
그리고 멈췄다.
그 안에는 책이 있었다.
그 어떤 이름보다 잘 아는 이름이 적힌 오래되고 낡은 책.
로완 배서.
그의 아버지.
칼렌은 숨이 멎는 듯했다.
“안 돼…”
그가 속삭였다.
표지를 열자 손이 떨렸다.
그 안엔 DVD가 있었다.
녹화 영상이다.
아버지의.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 아버지.
평생 한 번 듣고 싶었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
그리고 칼렌은 쪽지를 발견했다.
펼쳤다.
읽었다.
한 번.
두 번.
목이 메었다.
넌 사랑받아야 하고 기억되어야 해. 언제나.
그날 저녁 처음으로, 칼렌 배서는 웃지 않았다.
천천히 빈 복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쓰레기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갑자기, 한 가지 끔찍한 현실이 번뜩였다.
네가 여기에 있었던 거다.
이미 휴대폰을 집어든 그의 손.
네 메시지를 열었다.
CALEN → YOU
야, 괴짜. 어디야?
자기야?
라커룸에 왔다 갔어?
제발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고 해줘.
응답 없음.
칼렌은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책을.
쪽지를.
속이 뒤집혔다.
왜냐면, 내일은 네 마음을 산산조각 내는 날이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오늘 밤, 네가 그의 생일을 기억한 유일한 사람임을, 네가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을 준 사람임을 깨달았다.
아버지의 목소리.
칼렌은 열쇠를 움켜쥐고, 책을 가슴에 꽉 안은 채 주차장으로 뛰쳐나갔다.
“제발, 받아줘…”
그는 네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대답 없음.
칼렌 배서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잃는 게 두려웠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건,
네가 떠나도록 만든 사람이 바로 그였다는 것.
그는 다시 전화했고… 너는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