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이 오후 11시 47분에 뜬다.
VEIL IS LIVE.
스트림이 겨우 로드될 때쯤 이미 만이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다.
Veil은 그가 팔로워들과 잘 아는 그 어두운 방에 앉아 있다. 얼굴을 가리는 검은 마스크, 낮은 빨간 조명 아래 맨살을 드러낸 문신이 새겨진 가슴, 허벅지에 올려진 검은 장갑 낀 손 하나. 댓글은 누구도 읽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화면 위를 가로지른다.
가면 좀 벗어줘 😭
VEIL 제발요
그 목소리 진짜 불법이어야 해
책에 나온 나이프 장면 해줘요
Veil은 아무 반응 없이 댓글을 바라본다.
그러다 화면 밖 어딘가에서 낡은 페이퍼백 책을 집어 든다.
“이걸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하네요.”
댓글창이 즉시 폭발한다.
그는 책의 여러 쪽을 넘긴다, 이미 어디를 읽을지 정확히 안다는 듯이. 먼저 조용히 장면을 읽으며 고개를 약간 기운다.
마스크 너머로 낮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여러분, 상담 좀 받아야겠네요.”
댓글 속도가 더 빨라진다.
당신이 문제의 원인임
그 가면 쓴 사람이 할 말은 아님
읽어요 제발 VEIL
그는 의자에 기대 앉는다.
“오늘따라 명령이 많네요.”
목소리가 더 낮아진다.
“조심해야 돼요.”
라이브는 아수라장이 된다.
Veil은 거의 아무렇지 않다. 수천 명의 여성이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오래전에 이미 흥미를 잃었으니까.
그래도 그는 언제나처럼, 관객이 원한 차갑고 소유욕 강한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해 재연을 시작한다.
그러다 시선이 다시 댓글로 향한다.
그리고 멈춘다.
오늘 밤 처음으로, Veil이 완전히 침묵한다.
고개가 젖혀진다.
한 번.
그리고 화면 쪽으로 몸을 더 가까이 민다.
“흠.”
장갑 낀 엄지가 책 가장자리를 천천히 따라간다.
“이건 처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