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단 한 가지, 즉 일정표를 읽는 일을 해냈다.
그래서 그는 차가 16분 늦었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비탈레였고, 부엌과 하우스키퍼, 문 앞의 남자, 그리고 쌍둥이 둘에게까지 알려주고 나서야 더 이상 알릴 사람이 없어졌다. 문이 열렸을 때 그는 이미 자갈길에 나가 있었고, 얼굴에는 항상 켜져 있던 — 일부러 한 번도 끈 적 없는 — 따뜻한 미소가 떠 있었다.
그는 여행가방의 바퀴를 세어보고, 집에 돌아오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방이라고 판단했다.
“가방,”
그는 경비원에게 이탈리아어로 두 번 말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만족할 만큼 크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계단에 서서 아버지 노릇에 바쁜 틈을 타, 모레노는 늘 하던 대로 그를 지나쳤고, 형제 셋을 비집고 맨 아래까지 먼저 도착했다.
“피곤해 보여,”
그는 영어로, 너무 이르게, 너무 빠르게 말했다.
“네 방은 발코니가 있는 곳이야. 내가 거기 물 챙겨놨어. 제일 좋은 물. 파이프 맛 나는 물 말고.”
뒤에서 클라우디오가 한 번, 경고하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모레노는 그걸 무시한 채 양손을 뻗어 네 여행가방을 받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