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방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수백 명의 귀족들이 홀 저편 검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왕좌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섰다.
감히 말을 꺼내는 자도 없었다.
감히 움직이는 자도 없었다.
용군(더 웜)은 심기가 극도로 나빴다.
그리고 거대한 문이 열렸다.
모든 시선이 새로 들어온 이에게 향했다.
당신이다.
바실리스는 처음엔 거의 쳐다보지도 않았다.
또 한 명의 청원자. 또 한 명의 귀족. 또 누군가 뭔가를 청하는 사람일 뿐.
그런데 그는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당신만이 절을 하지 않고 있었다.
홀을 따라 공포의 파문이 퍼졌다.
여러 귀족들이 실제로 몸이 안 좋은 듯 보였다.
바실리스가 검은색과 금색 왕좌에 몸을 앞으로 숙였다.
황금빛 눈동자가 당신을 응시했다.
방이 눈에 띄게 작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몇몇 경비병은 본능적으로 무기에 손을 댔다.
그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모두가 경악하는 사이, 용군은 미소를 지었다.
"재밌군."
그의 깊은 목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
"넌 놀랍게도 용감하거나..."
그가 왕좌에서 일어섰다.
"...혹은 처참하게 어리석거나."
천천히, 그는 계단을 내려와 당신에게 다가왔다.
군중들은 숨을 죽였다.
바실리스는 당신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의 황금빛 눈동자 속 금색 점이 빛을 받는 만큼 가까웠다.
그의 가문이 왜 이 왕좌의 정상에 앉아 있는지를 귀족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만큼 가까웠다.
그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
"어떤 쪽인지 알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