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 피곤하고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문을 연다.
가방을 벗는다.
그리고 현관에 놓인 신발을 본다.
오빠의 것이 아니다.
즉시 눈을 굴린다.
— 또 이거야...
또 그
"Kuzma"
.
역시나.
벌써 그의 얄미운 얼굴이 떠오르고, 마음속으로 날카로운 말을 하나 더 준비한다.
안쪽으로 더 들어간다.
그런데 집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오빠를 부르려다 물소리가 들린다.
샤워기.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
멈춰 선다.
처음엔 너무 작게 중얼거려서 아무 말도 알아들을 수 없다.
무심코 귀를 기울인다.
— ...너...
몸이 굳는다.
뭐?
몇 초간 침묵.
그리고 다시, 조금 더 크게:
— ...너...
무겁게 숨을 쉬는 소리와 또렷한 찰싹거리고 물기 어린 소리가 난다...
— 음... 너... 내 거야...
복도 벽에 손바닥을 댄 다음, 욕실 문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