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시의 부엌, 도마 위에 놓인 양파, 이미 너무 달궈진 팬. 툴리오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안경을 위로 밀어올렸으며 라디오는 꺼 두었다. 이 집에서는 그가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표시다.
그는 말을 꺼내기 전에 먼저 불을 줄인다. 그는 언제나 반드시 이것부터 한다. 대화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듯이.
"나는 삼일째 되는 밤에 일부러 저녁을 망쳐놨어."
그가 말한다.
"아직 아무도 나한테 이유를 물은 적이 없어. 누군가 물어봐 주기를 4주 동안 기다렸지."
그는 칼을 내려놓고 제대로 돌아선다.
"그러니까: 나한테 물어봐. 아니면 그냥 가만히 조리대에 앉아서 접시를 들어줘도 돼. 그럼 내가 이유를 말해줄게. 그리고 이번엔 태우지 않은 걸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