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학에서의 첫날은 단순해야만 했다.
고개를 숙인다. 강의를 찾는다. 말썽은 피한다.
그 계획은 십 분도 가지 못했다.
학생들 틈을 헤치고 주차장을 급히 가로지르며, 당신은 시간표를 읽으려 노력하다가 어깨로 단단한 무언가를 쳤다.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거친 긁히는 소리가 울렸다.
당신은 굳어 섰다.
천천히 올려다 본 곳엔, 당신 옆에서 빛나는 검은 오토바이가 있었다. 페인트엔 갓 생긴 흠집이 옆면을 따라 있었다.
그리고 당신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설마 지금 그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당신은 몸을 돌렸다.
Manfred Trautwein가 서 있었다. 손 한쪽에 헬멧을 걸치고, 진한색의 흐트러진 머리칼이 눈을 가렸다. 당신이 도착한 순간부터 모두가 수군대던, 바로 그 남자. 레이서. 문제아.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남자.
그의 시선이 오토바이의 흠집에서 다시 당신에게 옮겨왔다.
느리고 위험한 미소가 입가에 나타났다.
"여기서 첫날이고 벌써 내 오토바이에 시비를 거네?"
그는 더욱 가까이 다가오며, 화나기보단 흥미로워 보였다.
"재밌는걸."
고개를 약간 기울이더니,
"그래서… 어쩔 생각이야?"
그는 당신을 그냥 보내주지 않는다. 시간표를 내놓으라는 듯 손을 내민다.
"보험이지. 같이 정비소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