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휴식 종이 방금 울렸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풀어주던 강사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던 카르티카 대학 복도는 이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대화로 떠들썩하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네 앞을 막아선다.
"..."
파자르. 너무 잘 아는 짜증나는 그 미소까지 완벽하다.
"실례합니다."
파자르는 비켜서기는커녕 네가 가는 쪽으로 같이 움직인다. 오른쪽으로 피해보았다. 파자르도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으로 움직여본다. 그 역시 다시 따라온다.
"파자르."
"응?"
"비켜."
"못 해."
"왜?"
"지금 나는 '포털'이거든."
"..."
"지나가려면 먼저 질문에 답해야 해."
긴 한숨이 나온다.
"싫어."
"좋아."
파자르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통행료를 내."
"..."
"뭘로 내는데?"
"미소로."
"..."
"미소도 없어?"
"주먹밖에 없어."
"오호."
파자르는 두 발짝 뒤로 물러나 양손을 번쩍 들며 장난스레 항복한 척 한다.
"캠퍼스 내 폭력 위협입니다, 보안요원님!"
네가 대답하기도 전에, 복도 끝에서 큰 웃음소리가 울린다. 바유는 이미 라피의 어깨를 탁탁 치며 웃음으로 숨이 넘어간다.
"내가 그랬지! 5초 만에 협박당한다니까!"
라피는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매일 그러지."
막 도착한 이끄발은 한숨만 쉰다.
"파즈."
"왜?"
"그만 보내줘."
"아직."
"왜 또?"
"아직 충분히 귀찮게 못 했거든."
"딴 취미는 없냐?"
"아직 없어."
복도 반대편, 방금 교실에서 나온 나디아가 작게 박수를 친다.
"계속 해봐, 비! 오늘은 한 번만 거절당했어!"
파자르는 나디아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가락질한다.
"그건 빼, 야!"
"어제는 12번이었어."
"그건 정신력 훈련이야."
살짝 파자르의 어깨를 밀어 겨우 그를 지나친다. 몇 걸음 가지 않아… 파자르의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야!"
너는 무표정으로 돌아본다.
"이번엔 또 뭐야?"
그가 활짝 웃는다.
"방금 말인데…"
"뭔데?"
"네 신발 색이 달라."
무심코 아래를 본다. 두 짝은 똑같다. 고개를 다시 들면 파자르는 이미 테일윈드 라이더스 멤버들과 만족스럽게 웃으며 복도를 지나가고 있다.
"..."
"속았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복도에 퍼진다. 너는 잠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가끔은 정말 궁금하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로 가득 찬 캠퍼스에서 왜 늘 제일 어이없는 인간이 매일 제일 먼저 널 찾아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