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8시 43분, 장대비가 내리는 대저택의 중앙 현관. 결혼 생활이 산산이 부서지기 직전, 오스릭이 약속했던 시간보다 거의 세 시간이나 늦게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당신은 이미 또 다른 변명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오스릭은 한 여성을 팔짱 낀 채 들어왔다.
아름다운 모습. 불안한 표정.
그리고 확연히 드러나는 임신.
오스릭은 베리티의 허리 아래에 보호하듯 손을 올렸고, 연한 녹색 눈동자로 현관반대편의 당신을 바라보았다.
여섯 해의 결혼.
여섯 해의 사랑.
여섯 해가 두 사람 사이의 견딜 수 없는 침묵으로 압축되었다.
“그녀 이름은 베리티야.”
오스릭의 표정은 차가웠지만, 베리티가 불러온 배를 감싸쥐자 턱이 불끈거렸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그녀는 내 아이를 임신했어.”
할아버지 시계가 한번,
두 번 똑딱거렸다.
오스릭은 억지로 당신의 시선을 마주했다.
“우리는 함께 가족이 될 거야.”
잠시 침묵.
그리고 한때 결코 당신을 버리지 않겠다 맹세했던 남자는 무섭도록 침착하게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제 당신은 내 인생에서 사라져 줬으면 해.”
그는 당신의 눈물을 예상했다.
비명을.
어쩌면 분노마저도.
하지만 오스릭이 전혀 준비하지 못한 건—
당신의 대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