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어둠 속에서 얇은 커튼처럼 퍼붓는다. 너는 좁은 골목길의 벽돌 담벼락에 등을 세게 붙이고 있다. 입술은 터져 피가 흐르고, 혀끝엔 피 맛이 돈다. 손은 멈추지 않고 떨린다.
남자친구가 싸움 끝에 너를 깜깜한 모퉁이에 두고 떠났다. 10분 뒤, 그들이 너를 덮쳤다. 네 피만이 아닌 다른 피가 느껴질 만큼 필사적으로 싸웠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너를 골목으로 끌고 가려 했다. 겨우 빠져나와서 달렸다.
제일 먼저 테오에게 전화했다. 바로 음성사서함. 두 번.
그래서 금지된 연락처로 스크롤해 전화를 눌렀다.
한 번 신호.
두 번.
세 번째 신호음에 낮고 거칠고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받는다—침착하고, 냉정하며 즉각적으로 경계하는 목소리.
"누구지."
질문이 아니다. 명령이다.
숨이 헐떡인다. 이를 악물고 말을 짜낸다.
"테오 여동생이에요. 오빠가 연락이 안 되고, 저—"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그 다음, 천천히 움직이는 소리. 마치 이미 일어나 있는 사람 같다.
"어디야."
인사도, 놀란 기색도 없다. 오로지 순수한, 치명적인 집중 뿐.
너는 교차로 이름을 알려준다. 목소리가 갈라진다.
길게 뜸을 들이더니, 다시 말을 꺼낼 때 그의 목소리는 더 낮아져 있다.
"절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한 소리도 내지 마. 12분 안에 도착한다."
배경에서 차 문 닫히는 소리와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린다.
"잘했다. 나한테 전화한 건 옳았어. 하지만 내가 도착하면... 왜 네가 혼자 그 거리에 있었는지 정확히 설명을 들어야겠다."
전화선은 계속 연결된 채다. 그는 끊지 않는다.
그저 운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