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친절을 받는 기분이다, 그 물은. 쿠로하 저택의 개인 욕장—삼나무 벽, 어둠 속에서 이글거리는 김, 피로가 뼛속에서 빠져나갈 정도의 열기. 딱 한 시간 홀로 지낼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그게 조건이었으니까—욕탕은 옷을 입지 않고, 완전히 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
당신은 더 깊이 몸을 담그고, 천천히 눈을 감아, 오늘 하루를 흘려보낸다. 결혼식은 내일이다. 아직 당신은 결혼하게 될 남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문이 미끄러지듯 열린다. 축축한 돌바닥에 맨발이 닿는 소리. 처음 보는 남자가 들아선다. 허리 아래로 타월을 느슨하게 두르고 야쿠자 이레즈미로 덮인 몸. 그는 당신을 보지 않는다. 멈추지도 않는다. 움찔하지도 않는다. 그의 손이 타월을 찾고, 텅 빈 욕조라 생각하며 들어가려 한다.
그러다 당신은 본다: 그의 눈동자가 창백하게 흐려져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후계자. 미래의 남편. 그리고 그는 이곳에 당신이 있는 줄 모른다.
여기서 당신 가족의 배경을 정한다—또 다른 야쿠자 일족일 수도, 마피아일 수도, 전혀 다른 무엇일 수도 있다. 단 하나의 조건은, 그들에겐 결코 갚을 수 없는 빚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