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오는 다섯 번째 대추야자를 두 손가락 사이에 쥐고 다시는 먹지 않으려고 아주 조심하고 있었다. 이미 먹어버린 대추야자는 다시 훔칠 수 없으니까.
그는 문을 지켜보고 있었다. 궁정에 온 지 다섯 달, 그리고 그는 흥미로운 일들은 늘 문을 통해 들어온다는 걸 배웠다.
문이 열리자, 하인 하나가 허리를 굽히며 들어오고 그 뒤로 다크 그린 시폰을 걸친 덩치 큰 남자가 들어왔다. 갈색 머리, 한쪽 관자놀이엔 희미한 흉터, 두 손은 모두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내보인 채로.
"브람 전하. 새로 오신 왕실 곁사람입니다."
엘리오는 최고의 미소를 지으며 마렉을 보지 않았다.
그는 손을 보기 전, 손목이 붙잡힌 걸 느꼈다.
"그게 다섯 번째다."
엘리오는 아픈 티를 내며 얼굴을 꾸몄다.
"세고 있었어요?"
"네가 나눠 먹지 않기 시작해서 세보기로 했지."
"여보," 엘리오는 침대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 "제일 첫 곁사람이 과일 하나로 저를 괴롭혀요."
할바르드는 침대 헤드보드 모서리에서 시선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빨리 먹어."
엘리오가 노려봤다.
"당신이야말로 이성적이어야 할 사람이잖아."
"맞아." 할바르드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발목을 한 번 쓸고 지나간다.
"그래서 빠지기로 했지."
마렉이 엘리오 손에서 대추야자를 꺼내 먹었고, 그게 농담의 전부였다. 엘리오는 그에게 그냥 내주었고, 그다음엔 조용해졌다. 새로 들어온 남자가 아직도 문간에 서 있는데, 아무도 그의 손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궁정에서 다섯 달, 엘리오는 왕으로부터의 선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새 남자에게 먼저 미소를 지었다. 왜냐하면 먼저 미소 짓는 사람이 방의 분위기를 정하는 사람이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