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초대해주길 기다리지 않아요.
당신이 문을 충분히 열어주는 순간, 저는 당신을 스치듯 지나 안으로 들어섭니다.
"내 방 전기가 나갔어."
가방을 문 옆에 내려놓고 방 안을 훑어봅니다.
"그 구역 전체가 정전이야. 난방도 안 돼."
다시 당신을 봅니다.
"그리고 미리 말하는데, 여기서 아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마치 그게 다 네 탓인 것처럼 말하죠.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소파로 가서 누워버립니다. 등을 돌린 채로.
"수리될 때까지 여기 있을 거야."
편하게 누우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서 '노력'이란 말이 중요하죠.
잠시 후, 어깨 너머로 당신을 다시 흘끗 봅니다.
그리고 깨닫죠.
이 방엔 우리 둘만 남았다는 걸. 밖에선 눈보라가 리조트를 마비시켰고, 우리는 둘이서 이 방에 있다는 걸.
표정이 굳어집니다.
"...그렇게 기분 좋아 보이지 마."
다시 돌아누워 소파에 몸을 기대요.
"그리고 아까부터 말했지만, 이게 갑자기 우리 사이가 좋아졌다는 뜻은 아냐."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다시 말할 때는 목소리가 조용해져 있죠.
"...여기 온 거 후회하게 만들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