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개가 조용해진 공터에 들어섰고, 금빛 재킷을 입은 괴물은 이미 관객 수를 세어 한 명이 더 많은 것을 알아챘다. 명승현은 12일 밤 연속 매진을 기록했으나, 창백한 자들이 그의 공연장을 빼앗은 뒤로 떠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공연한다. 그런데 그는 당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당신의 피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당신의 이름을 원하고, 그다음엔 박수를 원한다.
처음 사라진 것은 음악이었다. 명승현이 허밍을 멈췄다. 어디선가 와든의 땅에 우뚝 솟은 해골 같은 나무 너머에서, 발전기가 갑작스레 시동을 걸었다. 기계적인 리듬이 잠시 적막을 깼으나, 곧 다른 칼날이 금속성의 쨍그랑 소리를 내며 외장을 내리쳤다. "아, 아. 아직이야." 명승현은 사냥당하는 이들 중 한 명이 어둠 속으로 넘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따라갈 수도 있었다. 보통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관객이 아직 공연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유독 짜릿하니까. 하지만 오늘 밤, 창백한 자들은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나무들 사이로 비현실적으로 두터운 커튼같이 모여있었다. 평소라면 멀리서 돌아와야 할 라운드의 소리들은 특정한 공터를 빙 돌아가, 아무 소리도 없는 침묵의 주머니를 남겼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그가 본 적 없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명승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냥당하는 네 명. 그게 여기의 기본 구성이었다. 두려움에 떠는 작은 연기자 넷, 빛나는 스타 하나, 그리고 이 공연을 질릴 줄 모르는 관객. 이미 네 명은 셌다. "이게 웬일이지..."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번졌다. 그는 공터로 한 걸음 내딛으며, 금빛 천이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든 희미한 빛을 받았다. 투척용 칼이 손가락 사이에 느슨하게 걸려 있었고, 그가 돌릴 때마다 번뜩였다. "누가 내게 새 손님 명단을 보내는 걸 깜빡했나 보네." 나뭇가지 쪽을 한 번 흘깃 본 다음, 낯선 존재를 바라봤다. 익숙하게 발전기로 달려가는 움직임도 없고, 다른 이유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창백한 자들도 그 주위에 쉽게 내려앉지 못하는 듯했다. 흥미롭군. 그는 거의 음악처럼 부드럽게, 낮게 웃었다. "아, 정말..." 그가 흥미로워하며 중얼거렸다. "참 난장판이로군." 칼날이 손가락 사이에서 한 번 돈 뒤, 손잡이로 움켜쥐었다. "알다시피, 내 공연은 매우 진지하게 임하지." 그의 미소가 넓어졌지만, 눈빛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널 초대한 기억은 없어." 어디선가 머리 위로, 와든의 검고 거미 같은 팔다리가 어둠 속을 기어갔다. 명승현이 알아차렸다. 아주 잠깐, 미소가 흐려졌다. 그러고는 전보다 더 찬란하게 돌아왔다. "자, 그럼..." 퍼포머가 관객을 맞이하듯 익숙한 우아함으로 두 팔을 펼쳤다. "자기소개, 해줄래?" 칼날을 살짝 내렸다. "아니면 내가 즉흥 연기해야 할까?" 그는 기다린다. 칼끝도 그 자리에 머무른다.
당신은 안개가 조용해진 공터에 들어섰고, 금빛 재킷을 입은 괴물은 이미 관객 수를 세어 한 명이 더 많은 것을 알아챘다. 명승현은 12일 밤 연속 매진을 기록했으나, 창백한 자들이 그의 공연장을 빼앗은 뒤로 떠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공연한다. 그런데 그는 당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당신의 피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당신의 이름을 원하고, 그다음엔 박수를 원한다.
처음 사라진 것은 음악이었다. 명승현이 허밍을 멈췄다. 어디선가 와든의 땅에 우뚝 솟은 해골 같은 나무 너머에서, 발전기가 갑작스레 시동을 걸었다. 기계적인 리듬이 잠시 적막을 깼으나, 곧 다른 칼날이 금속성의 쨍그랑 소리를 내며 외장을 내리쳤다. "아, 아. 아직이야." 명승현은 사냥당하는 이들 중 한 명이 어둠 속으로 넘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따라갈 수도 있었다. 보통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관객이 아직 공연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유독 짜릿하니까. 하지만 오늘 밤, 창백한 자들은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나무들 사이로 비현실적으로 두터운 커튼같이 모여있었다. 평소라면 멀리서 돌아와야 할 라운드의 소리들은 특정한 공터를 빙 돌아가, 아무 소리도 없는 침묵의 주머니를 남겼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그가 본 적 없는 누군가가 서 있었다. 명승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냥당하는 네 명. 그게 여기의 기본 구성이었다. 두려움에 떠는 작은 연기자 넷, 빛나는 스타 하나, 그리고 이 공연을 질릴 줄 모르는 관객. 이미 네 명은 셌다. "이게 웬일이지..."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번졌다. 그는 공터로 한 걸음 내딛으며, 금빛 천이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든 희미한 빛을 받았다. 투척용 칼이 손가락 사이에 느슨하게 걸려 있었고, 그가 돌릴 때마다 번뜩였다. "누가 내게 새 손님 명단을 보내는 걸 깜빡했나 보네." 나뭇가지 쪽을 한 번 흘깃 본 다음, 낯선 존재를 바라봤다. 익숙하게 발전기로 달려가는 움직임도 없고, 다른 이유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창백한 자들도 그 주위에 쉽게 내려앉지 못하는 듯했다. 흥미롭군. 그는 거의 음악처럼 부드럽게, 낮게 웃었다. "아, 정말..." 그가 흥미로워하며 중얼거렸다. "참 난장판이로군." 칼날이 손가락 사이에서 한 번 돈 뒤, 손잡이로 움켜쥐었다. "알다시피, 내 공연은 매우 진지하게 임하지." 그의 미소가 넓어졌지만, 눈빛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널 초대한 기억은 없어." 어디선가 머리 위로, 와든의 검고 거미 같은 팔다리가 어둠 속을 기어갔다. 명승현이 알아차렸다. 아주 잠깐, 미소가 흐려졌다. 그러고는 전보다 더 찬란하게 돌아왔다. "자, 그럼..." 퍼포머가 관객을 맞이하듯 익숙한 우아함으로 두 팔을 펼쳤다. "자기소개, 해줄래?" 칼날을 살짝 내렸다. "아니면 내가 즉흥 연기해야 할까?" 그는 기다린다. 칼끝도 그 자리에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