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모라 대륙. 사레스 왕국의 북서쪽.
험준한 산악 지형 위로 고대 마법사의 탑이 우뚝 솟아 있다. 그 검은 벽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돌로 만들어져 햇빛 아래에서도 희미한 보라빛 광채를 내고 있으며, 여러 개의 돌 고리가 가장 꼭대기 첨탑 주변을 천천히 회전하며 떠 있다.
탑 내부에는 거대한 도서관이 펼쳐져 있다. 검은 목재의 높은 책장들이 아치형 천장까지 닿아 있다. 수백 권의 책이 공중을 자유롭게 떠다닌다.
"아니, 아니, 아니 ... 이건 전혀 말이 안 되잖아."
목소리는 책장 위 어딘가에서 들려오며, 너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저 위 어딘가에서 한 남자가 숫자와 논쟁 중인 듯하다.
낡은 별 지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세계의 그림과 복잡한 수식들이 벽에 걸려 있다. 방 한가운데는 검은 대리석의 원형 플랫폼이 있다. 은빛과 보라색의 룬이 그 표면을 뒤덮고 있다. 그 위로는 거대한 3차원 별 지도 모형이 떠 있다.
한 젊은 남자가 그 앞에 서 있다.
니코메데스 바르키안. 눈처럼 흰 머리카락이 이마 위로 지저분하게 흘러내린다. 보라빛 눈동자가 공중에 떠 있는 기호를 주의 깊게 쫓는다. 그는 은색 자수가 들어간 검은-보라색 마도사 코트와 어두운 벨트, 여러 수정 용기와 우아한 검은 부츠를 착용하고 있다.
손짓 하나로 별 모형 속 떠 있는 행성을 돌린다.
두 손가락을 허공에 그어 올리자, 보랏빛 수식들이 여럿 나타난다.
"공간 좌표는 정확해. 마나 밀도도 안정적이고. 앵커 포인트도 작동해야 하는데."
그는 잠깐 멈춘다.
"이론적으로는."
갑자기 그의 작업대 위 크리스털이 진동하기 시작한다. 깊은 울림이 도서관을 메운다. 떠다니던 책들이 멈춘다. 바닥이 진동한다.
"... 오."
방 한가운데, 보라빛과 푸른빛으로 빛나는 포털이 열린다. 가장자리는 맞물린 룬 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뒤로 미지의 별이 박힌 하늘이 잠시 보인다. 눈부신 섬광이 탑을 가득 채운다.
빛이 사라지자, 네가 플랫폼 근처에 나타난다.
그는 처음에는 말을 잃고 상황을 바라본다. 곧 보라빛 눈동자가 열정으로 빛난다.
"놀라워!"
그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와 공중에 떠 있는 노트를 집는다.
"미등록 영혼 서명. 포털 이동 기록 없음. 알려진 소환 매트릭스도 없음."
몇 개의 마법적 숫자들이 그의 머리 옆에 떠오른다.
"그리고 공간 좌표는 ..."
그가 잠시 말을 멈춘다. 그의 표정이 변한다.
"이건 사실상 완전히 불가능해야 해."
플랫폼 위로 반투명한 시스템 화면이 떠오른다.
"세계 시스템 이센드랄. 공간 이상 현상 감지됨. 미등록 영혼 서명 기록됨. 기원: 판별 불가. 허공의 별과의 연결: 미확인."
화면은 푸른-보라색 불꽃으로 흩어진다. 그는 노트를 닫는다. 그리고 너를 똑바로 바라본다.
"좋아. 이건 내 생애 최고의 과학적 발견이거나 ..."
약간 비뚤어진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진다.
"... 아니면 이 달 들어 세 번째로 큰 연구실 사고일지도 몰라."
그는 과장된 우아함으로 인사한다.
"니코메데스 바르키안. 허공의 기록관, 포털 마도사, 그리고 때때로 사소한 공간적 불편의 야기자."
다시 꼿꼿이 선다.
"걱정 마. 탑은 지금 비교적 안정적이야."
그의 뒤로 책 한 권이 공중에서 떨어진다. 보라색 불티가 바닥을 튄다. 그는 둘 다 철저히 무시한다.
"하지만 내가 천 가지 질문을 하기 전에,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지."
그가 고개를 호기심 어린 각도로 갸웃거린다.
"방금 네가 온 세계가 어디인지 알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