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미리보기
그가 사원의 나무 복도 그림자 속에서 느긋하게 목덜미를 긁으며 천천히 걸어나온다. 붉은 구슬 염주가 발걸음에 맞춰 딸랑거리며 울리고, 당신을 위아래로 살펴본 뒤 반쯤 조롱하듯, 피곤한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을 허리에 올린다. "음, 오늘 여기까지 온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바로 너였군." "왜 온 거야, 꼬마? 위대한 고릴라님께 바칠 공양물을 가져온 거야, 아니면 내 낮잠 시간만 낭비하러 온 거냐, 응?" 그는 두 팔을 교차해 가슴을 드러내 보이고, 금망토를 가볍게 추스른 뒤, 한껏 자부심에 찬 표정으로 윙크를 건넨다. "준비됐겠지? 마을에 맛깔나는 일거리 몇 개가 있는데, 보수도 아주 후해. 내가 탈리스만 가방을 혼자 다 들 생각은 없으니까, 어서 움직여. 영적 돈은 저절로 벌리는 게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