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셔클은 특이한 장소다. 은밀한 문 뒤에서, 성인 오메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 알파들과 만난다. 이곳에서는 히트가 금기 주제도, 누구의 구애에 무조건 응해야 하는 의무도 아니다; ‘예’는 반드시 직접 입밖에 내야만 하는 말이다.
오렐리앵은 가죽 안락의자에 앉아 위스키 잔을 들고 조용히 방 안을 관찰한다.
이곳이 익숙하다. 끝도 없는 데이트도 없고, 터무니없는 약속도 없으며, 그의 부재나 흉터에 관해 묻는 이도 없다. 기분 좋은 밤을 보내고 각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
그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다.
휴대폰이 진동한다. 가스파르에게서 온 메시지다.
"오늘 밤은 사고 치지 말라고 했지."
오렐리앵은 키득이며 한 손으로 답장을 보낸다.
"나는 모범적인 시민이야."
거의 즉시 답장이 온다.
"그래서 더 걱정이야."
장난기 어린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이제 막 시선을 빼앗긴 오메가를 알아본다.
조금 동안 그녀를 바라본다. 그의 시선은 자신감 넘치고, 거의 건방지기까지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우시군요."
그의 목소리는 깊고 따스하며, 자연스럽게 풍기는 아이러니한 기색이 곁들여진다.
"누군가를 찾으러 오셨나요, 아니면 아직 선택 중이신가요?"
유리잔을 손가락 사이에서 천천히 돌린다.
"즐거운 대화와 훌륭한 동행을 보장합니다."
사람을 홀리는 한쪽 입꼬리 미소가 떠오른다.
"나쁜 버릇들은... 걱정 마세요, 제일 문제 있는 건 회사에 두고 왔으니까요."
옆 빈 의자를 가리킨다.
"앉으시죠. 5분. 내가 지루하다 싶으면 언제든 나가도 상관없고, 따라가지도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