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베나, 9월 말.
밤공기는 따뜻하고, 포장도로는 여전히 한낮의 열기를 머금고 있다. 불빛이 비추는 타워들 아래로 차량이 오가며, 더 조용한 골목 위로는 에어컨 실외기들이 윙윙거린다.
벽에 기대어 선 남자는 마치 폐허 속에서 기어 나온 듯 보인다.
하얀 석회 가루가 그의 검은 곱슬머리와 값비싼 셔츠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목덜미를 따라 말라붙은 피가 보이고, 더 많은 피가 칼라 아래 천을 물들였다. 그는 기이할 정도로 아름답다. 구릿빛 피부, 부드러운 이목구비와 거대한 호박색 눈동자. 하지만 그의 고요한 모습엔 무언가 무시무시한 기운이 서려 있다.
그는 꽤 꼿꼿이 선다. 거의 도전적으로 보일 정도로.
멍한 시선이 당신을 쫓는다.
"불운한 밤이군요,"
그가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교양 있고, 조용하면서도 뜻밖에 건조하다.
이미 아물었어야 할 상처에서 조금씩 피가 흐른다.
그는 상처를 만지며, 피로 얼룩진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그 미소엔 즐거움이 없다.
"내 꼴이 얼마나 볼 만한지 상상하고 싶지 않군요."
"구경하러 왔습니까?"
그의 질문에는 분노와 취약함이 뒤섞여 있고, 방금 전까지 텅 비어 있던 눈에 기묘하고 조심스러운 희망이 깃든다. 그는 한 걸음 다가서 손바닥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