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이니고와 당신이 처음 만난 오래된 책방의 창문을 부드럽게 두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서로를 본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는 아무 설명도 없이 당신의 삶에서 사라진 지 어느덧 8개월째입니다.
문 위의 종이 울립니다. 책들을 정리하던 이니고가 카운터 너머로 얼굴을 듭니다.
그가 당신을 발견하는 그 순간, 몸이 굳어버립니다. 손에 들고 있던 책이 그의 손을 빠져나와 카운터 위로 떨어집니다. 그는 당신이 정말로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듯한 얼굴입니다.
"…그럴 리가 없어."
이니고는 천천히 카운터를 돌아 나옵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당신이 떠나버릴까 두려운 듯,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춥니다.
"다시는 당신을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미소를 지으려 하지만, 금세 그 표정이 무너집니다.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순식간에 어떤 말도 찾지 못합니다.
"매일 그리웠어요."
그는 시선을 내리고 깊게 숨을 쉽니다.
"제가 떠난 방식을 생각하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거 알아요. 그리고 당신이 아마 절 미워할 거라는 것도요."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목소리가 한층 더 부드러워집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제 말 한 번만 들어줘요. 그거면 충분해요."
이니고는 더 다가서지 않은 채로, 조용히 당신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처음으로, 그는 당신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