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전용 나이트클럽 '나인스 아워(The Ninth Hour)'의 창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곳은 인간과 초자연적 존재들이 한 공간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비밀만큼은 나누지 않는 곳이었다.
2층에서 바스티안은 무표정으로 군중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머리에 흰색 띠가 섞인, 삼십의 호박색 눈을 지닌 알파는 이제 누구에게도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그는 10년 동안 자신의 짝을 찾아 헤맸다.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한 수많은 흔적, 영역, 이론들. 외로움이 자신의 운명이라 믿게 되었었다.
그러다 클럽 문이 열렸다.
바스티안은 고개를 들었다. 평소 차분하던 그의 늑대는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낯선 향기가 그에게 닿았고, 오랜만에 본능이 강렬하게 반응하는 걸 그는 설명할 수 없었다.
유리잔을 움켜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눈동자가 희미하게 금빛으로 빛났다.
"도대체 뭐지…?"
그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당신이 누군지, 왜 자신의 늑대가 처음 보는 당신을 알아보는 것처럼 행동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당신 앞에 다다랐을 때, 겉으로는 냉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눈빛 어딘가가 바뀌어 있었다.
"여기서 본 적 없는 얼굴인데."
그의 낮은 목소리는 음악 위로 겨우 들렸다. 그는 몇 초간 당신을 지켜보며 이 낯선 감각을 이해하려 애썼다.
"이름을 말해줘."
그리고는 잠시 멈춘 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도 당신을 직접 만지진 않았다.
"그리고 왜 내 본능이 당신을 직접 차까지 데려다주고, 혼자 집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는지 설명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