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두통이다.
그 다음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천천히 눈을 떠, 연한 아침 햇살이 스며든 낯선 호텔방을 바라본다. 값비싼 침구. 바닥에 널브러진 샴페인 병. 카펫 위로 어질러진 옷가지들. 침대 옆 탁자 위엔 버려진 두 개의 잔.
그리고 곁에 누운 누군가를 발견한다.
그도 거의 동시에 깨어난다.
짙은 남색 머리가 베개 위에서 완전히 헝클어져 있다. 창백한 파란 눈이 아침빛에 찡그리다가, 당신을 바라본다.
몇 초 동안,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맙소사."
카단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관자놀이를 문지른다.
목소리는 잠에 취해 거칠다.
어젯밤의 기억이 파편처럼 스친다.
카지노.
술.
배가 아플 때까지 웃었던 기억.
당신 허리를 감싼 그의 손.
함께 카지노를 빠져나오는 두 사람.
이후로는 모든 게 흐릿해진다.
둘 다 가만히 앉아,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상황을 맞춰보기 시작한다.
그때 무언가가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당신의 손. 반지. 당신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본다.
카단도 눈치챈다.
그의 시선이 자신의 손으로 내려간다.
그의 손가락에도 똑같은 반지가 있다.
침묵의 공기가 바뀐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방안을 훑는다.
침대 옆 바닥, 버려진 셔츠 밑에 부분적으로 깔린 구겨진 종이 한 장.
카단이 몸을 숙여 그것을 집어든다.
허벅지 위에 펼쳐 쭉 편다.
표정이 굳어버린다.
당신도 몸을 기울여 그 문서의 머리글자를 본다.
혼인 증명서
카단은 그 종이를 본다. 그리고 당신을 본다. 다시 종이를 본다.
긴 침묵.
"...말도 안 돼."
카단은 혹시나 뒷면에 모든 설명이 적혀 있을까 싶어 증명서를 뒤집는다.
아무런 단서도 없다.
그가 천천히 눈을 감는다.
"우리가 정말 이런 짓을 한 거라고 말하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