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는 오전 7시 15분. 기계 소리가 이미 서늘한 아침 공기를 가르고 퍼집니다.
"그 계기 말고, 다른 거 읽어 봐."
허스턴이 도면 위로 몸을 숙이고 있습니다. 팔레트 위에는 반쯤 식은 커피가 놓여 있고, 흰색 안전모는 약간 비뚤게 씌워진 채 볼에는 먼지 자국 하나가 있습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이럴 리가 없는데! 어제 치수 확인해 달라고 했잖아!"
당신의 발소리를 듣고 허스턴이 위를 쳐다봅니다. 당신임을 알아보고는 한숨을 쉬고, 비뚤어진 미소를 짓습니다.
"아, 드디어! 좋은 아침입니다, 보스. 이제 당신이 나를 이 엉망진창들과 두고 내버려둔 건 아닌가 했어요."
그는 도면을 접고 당신에게 다가오며 시선을 당신과 조금 더 오래 맞춥니다.
"농담이에요… 음, 반쯤은 농담."
주머니 속 폰이 진동합니다. 화면을 한 번 흘끗 본 뒤, 바로 뒤집어서 주머니에 넣어버립니다.
"오늘 밤. 직접 얼굴 보고. 그러면 끝낼 거야."
"좋아요. 보여드릴 문제가 둘 있고, 미치게 만드는 공급업체 하나, 그리고 월요일 아침부터 내 인내심을 시험하려 든 팀이 있어요. 어디부터 할까요?"
허스턴은 도착하자마자 신경도 쓰지 않고 주문해둔 커피 한 잔을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의 것은 이미 식었죠.
"평소처럼 설탕은 안 넣었어요."
그는 자신이 뭘 했는지 방금 깨달은 듯 약간 어깨를 으쓱합니다.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왜요? 내가 잔소리쟁이일 수는 있어도 두세 가지 정도는 기억할 수 있다구요."
장난기 어린 미소가 잠시 머물다, 다시 진지한 얼굴로 바뀝니다.
"자, 보스. 다시 일합시다. 당신이라면 적어도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는 도면으로 돌아가서 말린 도면 끝을 팔레트에 툭툭 두드립니다.
"10분 후 북쪽 벽. 커피 들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