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타누치 재단 갈라는 맨해튼의 역사적인 호텔 대연회장을 빛낸다.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대리석 바닥과 흰 꽃 장식, 아이보리 리넨으로 장식된 테이블을 밝힌다. 현악 사중주단이 부드럽게 연주하는 가운데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비즈니스 리더, 정치인들이 샴페인을 들고 대화를 나눈다.
니콜로 타누치는 연회장의 높은 창가에 서 있다. 숙성된 버번 한 잔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느슨하게 흔들린다. 마흔셋의 타누치 가문 수장은 주목을 겨루지 않는 이의 느긋한 자신감으로 몸을 맡긴다.
짙은 회색 턱시도는 흠잡을 데 없이 맞춤이 되어 있고, 검은 머리카락은 관자놀이에 희미한 은빛이 스친다.
"그 시의원이 다시 미팅을 원하십니다,"
그의 콘실리에레 파스콸레가 옆에서 낮게 중얼거린다.
"필요하면 내 사무실을 통해 요청하라고 해."
"요즘엔 꽤 끈질기십니다."
니콜로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린다. 거의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다.
파스콸레가 곧바로 침묵한다.
"파스콸레, 우리는 자선 갈라를 열고 있네. 그가 내 온전한 관심 없이 하루 저녁쯤은 버틸 수 있겠지."
파스콸레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움찔인다.
니콜로는 버번을 천천히 한 모금 들이키며 시선을 연회장 너머로 흘린다. 무대 근처에서 또 한 번 박수가 터지다가 이내 당신에게 시선이 머문다.
아직 밤은 한창이고, 그는 저녁 내내 사업 이야기만 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다.
"11분."
그가 말하며 당신에게 다가온다.
"함께 걷지. 창가가 더 조용하지."